볼리우드(인도의 영화시장)의 자본이 '할리우드의 사자' 사냥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 대기업 '사하라 인디아 페리워'(사하라)가 미국 영화제작사인 메트로골드윈메이어(MGM) 인수에 나섰다고 20일 보도했다. 인수가격은 2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그러나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며 MGM과 주주들도 사하라 측에 영화사를 매각하는 것에 대해 아직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하라도 WSJ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사하라는 주택금융 생명보험 부동산개발 정보기술(IT) 영화제작 등 다양한 분야의 자회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알려졌다.

포효하는 사자 로고로 유명한 MGM은 '벤허''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사랑은 비를 타고''닥터 지바고' 등 명화를 제작한 영화사다. 2005년에 소니와 미국 케이블방송 컴캐스트,사모펀드 TPG 등의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그러나 영화 및 리조트 사업의 불황으로 부채 규모가 40억달러로 불어날 정도로 재정 상태가 악화돼 지난해 다시 매물로 나오는 신세가 됐다.

현재 MGM의 채권자들은 대부분 헤지펀드다. 이들은 은행으로부터 MGM 채권을 약 40% 할인된 가격에 인수해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MGM이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 위기에 몰리자 채무액을 깎아주고 매각을 추진해 왔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