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극장의 대형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가 다음 달 7~10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드로 보로딘이 쓴 '프린스 이고르'는 러시아 건국기인 12세기 노브고로드의 공작 이고르가 남방 초원지대의 유목 민족을 정벌하려다 포로로 잡힌 뒤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작품.러시아 색채가 강하고 스케일이 크다. 아르공의 아들과 적장의 딸 사이의 사랑 이야기가 곁들여져 서정성도 풍부하다. 2막에 등장하는 '폴로베츠인의 춤곡'은 이국적인 정취의 합창과 역동적인 춤이 돋보여 따로 연주되거나 발레 공연에서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큰 데다 러시아어 공연에 대한 대중성 문제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작품이다. 16년 만에 열리는 이번 서울 공연은 러시아 예술의 정수를 한 번에 접할 수 있는 기회다. 몇 명의 성악가와 제작진만 내한하는 여느 공연과 달리 250여명의 노보시비르스크극장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이다. 볼쇼이 · 마린스키 극장과 함께 러시아 3대 국립극장으로 꼽히는 노보시비르스크극장은 지난 3월 밴쿠버 올림픽 폐막식에 러시아 대표로 출연했다.

이 극장의 수석 지휘자 겸 폴란드 국립오페라단 음악감독인 예프게니 볼린스키가 지휘봉을 잡고 러시아 공훈예술가인 이고르 그리네비치가 무대와 의상 디자인을 맡았다. 스페인 국제 오페라 가수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한 바리톤 로만 부르덴코,러시아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소프라노 율리아 샤그두로바 등이 출연한다. (02)2650-7481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