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산업 잡아라"…LG전자·삼천리도 '水처리'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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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지금 '물 전쟁'
年15% 이상 고속 성장…LG전자 10년간 5천억 투자
코오롱·웅진, 全계열사 총동원…제일모직, R&D센터에 설비 구축
年15% 이상 고속 성장…LG전자 10년간 5천억 투자
코오롱·웅진, 全계열사 총동원…제일모직, R&D센터에 설비 구축
LG전자와 국내 최대 도시가스 업체인 삼천리는 지난주 같은 아이템의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외견상 접점을 찾기 힘든 두 회사가 동시에 뛰어든 사업은 수처리,즉 물 사업이었다. LG전자는 수처리 사업에 10년간 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으며,삼천리는 하수처리 전문업체인 대양바이오테크 인수를 통해 물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수처리 사업은 초창기 화학과 건설,플랜트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으나,이제는 IT · 에너지 업체들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후발주자들의 추격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물 사업을 추진 중인 주요 그룹으로는 담수화 플랜트 기술을 보유한 두산을 비롯해 효성 코오롱 웅진 등이 꼽힌다. 두산을 제외한 세 곳은 화학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곳으로 연관 기술을 바탕으로 수처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의 진출은 물 사업이 블루오션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70여명 규모의 조직을 갖춰 독자 수처리 시스템과 여과장치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 멤브레인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 가전사업본부의 이영하 사장은 "수처리 분야는 매년 15% 이상 커가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신수종 사업인 만큼 LG의 기술력을 결집해 빠른 시간 내에 글로벌 역량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하 · 폐수처리 전문업체인 대양바이오테크를 전격 인수한 삼천리는 도시가스 사업에서 쌓은 배관 관리 노하우를 물 사업에 적용시킬 계획이다. 한준호 부회장은 "도시가스 사업을 하는 우리만큼 배관기술이 뛰어난 곳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삼천리 모두 이 분야에서 글로벌 톱10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선발업체들의 대응
두산 코오롱 등 물 사업을 일찌감치 시작한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7000억원 규모의 담수화 플랜트를 수주한 두산중공업은 사업 확장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수처리 관련 소재업체와 시너지 효과를 저울질하고 있다.
코오롱과 웅진은 계열사별로 연합군을 형성해 수처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코오롱은 소재분야의 코오롱FM,수처리제 사업을 수행하는 코오롱생명과학을 비롯해 코오롱환경서비스,코오롱건설 등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FM은 지난 8월 지식경제부의 '세계시장 선점 10대 핵심소재(WPM)' 사업 중 멤브레인 소재 개발 주도 기업으로 선정됐다.
웅진은 올 2월 수처리 엔지니어링 업체를 인수한 웅진코웨이와 필터 부문의 웅진케미칼을 중심으로 계열 건설사인 극동건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은 제일모직이 경기도 의왕R&D(연구 · 개발)센터에 시험설비를 설치하고 있으며,효성도 일본 업체와 합작한 환경전문기업인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을 통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적도기니 등 해외에서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포스코건설 등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전 세계 물 시장 2025년 8700억달러
대기업들이 잇따라 물 사업에 진출하는 배경엔 높은 성장성이 자리잡고 있다. 영국 물 전문기관인 GW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5010억달러로 추정되는 전 세계 물시장은 2025년엔 87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도 2015년까지 국내 물 산업을 20조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20세기에 '블랙골드'로 불리는 석유가 국가의 부를 결정했다면,21세기엔 '블루골드'로 통하는 물 사업이 석유에 버금가는 파급효과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동아시아 · 대양주 물 사업 시장이 20년 사이에 서유럽과 북미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분야별로는 2007년 3200억달러 수준이었던 상 · 하수도 시장이 2025년엔 643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
◆후발주자들의 추격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물 사업을 추진 중인 주요 그룹으로는 담수화 플랜트 기술을 보유한 두산을 비롯해 효성 코오롱 웅진 등이 꼽힌다. 두산을 제외한 세 곳은 화학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곳으로 연관 기술을 바탕으로 수처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의 진출은 물 사업이 블루오션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70여명 규모의 조직을 갖춰 독자 수처리 시스템과 여과장치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 멤브레인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 가전사업본부의 이영하 사장은 "수처리 분야는 매년 15% 이상 커가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신수종 사업인 만큼 LG의 기술력을 결집해 빠른 시간 내에 글로벌 역량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하 · 폐수처리 전문업체인 대양바이오테크를 전격 인수한 삼천리는 도시가스 사업에서 쌓은 배관 관리 노하우를 물 사업에 적용시킬 계획이다. 한준호 부회장은 "도시가스 사업을 하는 우리만큼 배관기술이 뛰어난 곳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삼천리 모두 이 분야에서 글로벌 톱10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선발업체들의 대응
두산 코오롱 등 물 사업을 일찌감치 시작한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7000억원 규모의 담수화 플랜트를 수주한 두산중공업은 사업 확장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수처리 관련 소재업체와 시너지 효과를 저울질하고 있다.
코오롱과 웅진은 계열사별로 연합군을 형성해 수처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코오롱은 소재분야의 코오롱FM,수처리제 사업을 수행하는 코오롱생명과학을 비롯해 코오롱환경서비스,코오롱건설 등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FM은 지난 8월 지식경제부의 '세계시장 선점 10대 핵심소재(WPM)' 사업 중 멤브레인 소재 개발 주도 기업으로 선정됐다.
웅진은 올 2월 수처리 엔지니어링 업체를 인수한 웅진코웨이와 필터 부문의 웅진케미칼을 중심으로 계열 건설사인 극동건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은 제일모직이 경기도 의왕R&D(연구 · 개발)센터에 시험설비를 설치하고 있으며,효성도 일본 업체와 합작한 환경전문기업인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을 통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적도기니 등 해외에서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포스코건설 등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전 세계 물 시장 2025년 8700억달러
대기업들이 잇따라 물 사업에 진출하는 배경엔 높은 성장성이 자리잡고 있다. 영국 물 전문기관인 GW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5010억달러로 추정되는 전 세계 물시장은 2025년엔 87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도 2015년까지 국내 물 산업을 20조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20세기에 '블랙골드'로 불리는 석유가 국가의 부를 결정했다면,21세기엔 '블루골드'로 통하는 물 사업이 석유에 버금가는 파급효과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동아시아 · 대양주 물 사업 시장이 20년 사이에 서유럽과 북미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분야별로는 2007년 3200억달러 수준이었던 상 · 하수도 시장이 2025년엔 643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