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그리스발 유럽 재정위기 대책으로 등장한 유로안정기금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유럽 각국의 자금수요는 느는 반면 지역경제 성과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투자자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유럽연합(EU)과 IMF가 공동으로 그리스발 재정위기 발발 이후 EU각국의 재정안정을 위한 금융 메커니즘을 구축했지만 시장에선 이같은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EU 27개국 재무장관들은 지난 5월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국가’를 중심으로 한 유럽 변방국들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7500억유로(1조달러) 규모의 유로재정안정 기금 조성을 골자로 한 전방위 재정위기 대책을 내놓았다.

블랑샤르 이코노미스트는 “막대한 규모의 재정안정기금 조성이 결정된지 4개월이 지났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유럽변방국 채권을 피해 안전자산인 독일국채 등으로 몰리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며 “이는 유럽 변방국 경제의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EU 각국의 재정적자 감축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2주 안에 발표될 예정인 IMF 글로벌 성장전망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계속 성장하겠지만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며 “몇달 안에 유로존 침체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막대한 무역흑자를 거두는 문제라던지 일본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같은 주요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IMF에서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블랑샤르 이코노미스트는 “정확한 비율을 숫자로 제시하긴 어렵다”는 전제 아래 “IMF는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반짝 회복 후 재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세계 경제가 ‘재침체’란 최악은 피하겠지만 선진국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유럽 재정적자 위기가 지속적으로 글로벌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