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고 시장의 관심이 경기에서 기업의 실적으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숨고르기 장세 속에서 지수 상승 추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24일 코스피 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오전 11시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2포인트(0.04%) 오른 1733.45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하락 등의 여파로 내림세로 장을 출발했지만 장중 연중 최고치를 재차 경신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가시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다음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3분기 기업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가 낙관적 전망의 배경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심리가 다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도 "상승 추세가 유효할 전망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적절한 투자전략은 실적이라는 변수를 통한 업종 선택"이라고 밝혔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해부터 코스피 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실적발표 예상기간이었던 분기 초에는 대체로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그동안 기업이익을 견인했던 정보기술(IT)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여타 업종의 경우 순조로운 주가 흐름이 기대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분석 대상 기업 220개의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2조1449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3주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체적으로 0.6%가량 줄었지만, 업종별로 자동차(증가율 6.0%), 은행(4.9%), 화장품(4.7%), 정유(3.6%), 화학(0.9%)의 경우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정유, 화학, 자동차, 화장품, 은행 등의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고, 특히 화장품, 자동차, 화학업종의 경우 중국 경기와 관련성이 높기 때문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곽 애널리스트는 "실적 기대가 커지고 있는 에너지(정유), 헬스케어(제약), 유틸리티(전기·가스) 업종은 내달 초 실적 시즌 강세에 초점을 맞추고, 실적 기대가 감소하는 IT의 경우 제한적인 단기매매(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주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재훈 HSBC증권 전무는 "지주사로는 인프라 관련주인 LS, 스판덱스 부문 고성장이 돋보이는 효성, 순환구조출자 해소에 나서는 SK C&C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IT주의 경우 D램이 LCD에 비해 바닥 확인이 늦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실적 시즌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분기 실적 고점에 대한 우려가 증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장 3분기 실적 우려에 대해 급한 불은 끈다고 해도 남는 문제는 4분기 실적"이라며 "경기 불확실성이 일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3분기 고점론이 근거 없는 우려는 아니고, 중국을 필두로 세계 경기 반등 신호가 확보되면서 4분기 실적에 대한 시각 역시 개선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으로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코스피 구성 종목들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21조7600억원에서 이달 20일 20조9900억원으로 이달 들어 3.6% 가량 하향 조정됐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