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후유증으로 면역력 저하…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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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후유증 극복하려면
생체리듬 깨진데다 일교차 커져
물·과일·야채 피로회복에 도움
연휴 마지막날엔 일찍 잠들어야
주부, 스트레스로 우울증 우려…2주 이상 지속 땐 병원 찾아야
생체리듬 깨진데다 일교차 커져
물·과일·야채 피로회복에 도움
연휴 마지막날엔 일찍 잠들어야
주부, 스트레스로 우울증 우려…2주 이상 지속 땐 병원 찾아야
올 추석 명절은 본래 3일 휴일이지만 임시휴가를 내어 최장 9일까지 쉰 직장인들이 많다. 지난 22일 오후엔 고속도로 상행선이나 하행선 모두 극심한 정체를 보였다. 차례를 지내고 수도권을 탈출해 남은 한가위 연휴를 만끽하려는 시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짧으면 짧은 대로 피곤하고,길면 긴 대로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연휴의 패러독스다.
남은 이틀의 연휴를 슬기롭게 보내 다음 주에는 상큼하게 일상에 복귀하는 방법을 이정권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이하민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정신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깨진 생체리듬 회복이 열쇠
연휴엔 평소와 달리 과식과 과음하기 일쑤다. 여기에 밤 늦도록 TV를 보거나,오랜만에 만난 친척 ·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지고,해가 중천에 뜰 때야 일어나게 돼 생체리듬이 깨진다. 귀성길 장시간 운전과 야간운전도 만성피로를 부른다.
더욱이 이번 추석처럼 긴 연휴 뒤에는 한동안 낮에 졸리고 밤에 불면증을 겪는 사람이 늘게 마련이다. 수면이 부족한 데다 긴장이 쫙 풀리면 매사 의욕이 떨어지고 피곤함이 밀려들며 입맛도 없어지기 십상이다. 이런 증상이 오래가다 보면 면역력이 떨어져 환절기를 맞아 감기,몸살 등에 시달릴 수도 있다.
정상적인 생체리듬은 낮에 활동력을 높여주는 코르티손과 야간 수면,휴식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에 의해 유지된다. 연휴 때의 불규칙한 생활패턴은 이들 호르몬이 뒤섞이게 만들어 주간 졸림증과 수면 부족을 초래한다. 이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려면 연휴 마지막 하루 이틀 전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기상시간을 평소처럼 앞당겨야 한다.
또 명절 후 1주일간은 생체리듬을 깰 수 있는 술자리나 회식은 피한다. 일상 복귀 후 낮에 졸릴 때에는 20~3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좋다.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 긴장을 풀어주는 게 효과적이다.
◆가벼운 운동으로 근육 이완
맨손체조나 스트레칭,동네 인근의 나지막한 산에 올라 가볍게 몸을 풀어준다. 1주일이 넘는 연휴 기간 운동을 쉬었다면 근육 힘줄 인대가 약화된 상태이므로 일시에 무리하게 운동하면 근육의 피로감이 심해지고 힘줄 인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늘어나게 되므로 주의한다. 운동을 재개하려면 처음 며칠 동안은 초심자처럼 적응기간을 두고 서서히 운동 강도를 높여 5일 정도 후에 평소의 강도를 되찾도록 한다.
연휴 기간 장시간 차 운전을 하거나 가사노동을 한 사람은 허리통증을 호소하게 마련이다. 집과 직장에서 2~3시간마다 스트레칭해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킨다. 통증이 다소 심하면 딱딱한 침상에 누워 휴식을 취하며 온찜질을 한다.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피로회복을 위해 틈틈이 물을 많이 마신다. 채소과 과일처럼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비타민과 미네랄 함유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과 적 등 기름진 추석음식은 야채를 곁들여 기름기를 걷어내고 먹는 게 바람직하다.
◆명절 뒤끝의 우울증 극복하려면
음식장만과 설거지로 심신이 노곤한 주부,실직자나 미취업 청년,혼기를 놓친 미혼자들은 명절 후에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특히 주부들은 젊은층일수록 명절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소화불량과 구역감 식욕저하 등 소화기계 증상,두통과 어지러움 등 신경계 증상,불안 · 두근거림 · 답답함 · 불면 · 초조 · 걱정 · 무기력감 등 정신적 증상 등을 호소한다.
이런 증상은 핵가족사회에서 곱게 자란 젊은이들이 평소엔 사회적 · 문화 · 계층적으로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명절을 계기로 이질적인 사람들과 맞닥뜨리면서 유발되는 특징을 보인다.
명절 쇠기로 인한 주부의 우울함과 짜증은 남편이 잘 받아주는 게 현명하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남편이 설거지를 대신 하거나 노래방,극장,공연장,고궁 등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풀어주도록 한다. 처가를 함께 방문하거나,아내가 절친한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게 해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젊은층도 보수적인 어른들의 심리를 다소나마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명절증후군이 오래가면 가을의 일조량 감소와 고독감으로 인한 계절성 우울증과 맞물리게 되므로 심한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정신과를 찾아가 본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