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최근 신한은행 신한카드 제주은행 등 신한금융지주 계열 3개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신한금융 사태에 따른 평판 리스크를 우려한 바 있지만 등급 전망을 실제로 낮춘 것은 피치가 처음이다.

피치는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한 이유에 대해 "신한은행의 지배구조 관련 논란과 신한금융을 상대로 한 고소에 따른 재정상태와 평판에 대한 영향을 반영했다"며 "이번 고소사건이 신한은행의 재정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추정하기 어렵지만 중기적으로 신용을 악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신한금융그룹의 고위 경영진이 바뀌는지 여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치는 이어 "향후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에서 눈에 띄는 개선이 이뤄진다면 신한은행의 등급 전망은 다시 안정적이 되겠지만,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상태가 악화된다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신한은행은 안정적 지배구조와 내부통제,팀워크 덕에 가장 잘 경영되고 있는 은행 중 하나로 알려져 있었고 1982년 설립된 이후 한국의 3대 은행 중 하나로 성장,가장 존경받는 금융회사 중 하나였다"면서 "하지만 최근 고소사건은 이 같은 평판을 더럽혔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현재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등 신한금융지주 3사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인정해 장기외채발행등급 등 주요 등급은 재조정하지 않았다. 장기외채발행등급은 신한은행 A,신한카드 A-,제주은행이 BBB+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