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고차 시장 최대 이슈는 추석 명절이었다. 하계 휴가철 이후 주춤했던 시장이 명절을 전후해 활기를 되찾았다.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추석 전 경매장 출품 대수는 한 회당 보통 500~600대가량이었지만 추석 전후에는 800대가 넘는 물량이 유입됐다.

연식 변경 이전에 중고차를 처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출시된 신차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그만큼 많았다고도 볼 수 있다. 수요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 명절 이후 중고차 시장의 가격대는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보통 11월 이후다. 하지만 그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연말까지 공급 우위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고차 구입을 검토하고 있다면 여유를 갖고 가격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차량을 고를 때는 세심해야 한다. 올해 유난히 많았던 집중 호우로 침수 차량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중고차 시장의 중요한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동 바이어들이 최근 라마단(금식 기도기간)을 마치고 다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족한 국내 수요를 수출이 어느 정도 대체할지가 관심거리다.

차량 가격은 차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아반떼와 쏘나타는 신형 모델 등장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많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NF쏘나타는 신형 모델의 중고차 시장 유입이 무색할 만큼 높은 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중고차 시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현상이다. 무난한 디자인과 안정적인 성능,원활한 부품 수급 체계 등이 이유로 분석된다. 향후 중고차 시장에서도 꾸준한 인기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 등장한 K7도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향후 중고차 시장의 '블루칩'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차 시장은 K7 등 일부 모델을 제외하면 대체로 가격대가 낮게 형성돼 있다. 기아차 K7 등의 신차가 쏟아진 데다 연말 출시 예정인 그랜저 신모델에 대한 기대심리가 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쌍용차 체어맨,GM대우 베리타스 등도 모델 노후화 및 신차 판매량 부족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값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투싼,스포티지 등이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형 SUV도 승용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잔존가치율을 보이고 있다.

중고차 시장은 10월 이후 점차 비수기로 접어든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좋은 중고차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다. 매매 당사자들이 모두 만족하는 거래로 시장이 풍성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글로비스 자동차경매장 부장 rjs3762@glovi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