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을 상온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효영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46 · 사진)는 불순물이 적은 고품질의 그래핀을 상온에서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 관련 논문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었다고 26일 발표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의 벌집 형태로 뭉쳐 있는 것으로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빨리 이동시키는 신소재다. 이 소재는 셀로판지보다 얇은 두께의 컴퓨터 모니터나 시계처럼 찰 수 있는 휴대폰,종이처럼 접어 지갑에 휴대할 수 있는 컴퓨터 등의 소재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교수 연구팀은 지금까지 시도한 적 없는 새로운 환원제(요오드산)를 사용,그래핀을 상온에서 대량 합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그래핀을 생산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로 스카치테이프 방법,화학증착법(CVD),실리콘 카바이드 절연체를 이용한 방법 및 환원제를 통한 화학적 방법이 있다. 이 중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공정은 환원제를 통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그래파이트(흑연)를 강력한 산화제로 산화시켜 그래핀옥사이드로 만든 후 다시 이를 환원, 그래핀을 만드는 것이다. 산화하지 않으면 탄소 원자들이 엉겨붙어 버리기 때문에 벌집 구조로 탄소 원자들이 층층이 잘 분리된 그래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같은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동안 환원 과정에서는 '하이드라진' 환원제를 통한 공정이 주로 쓰였는데 이는 불순물(질소)이 많이 남고 섭씨 100~120도의 비교적 고온에서만 가능한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에 플라스틱 기판 등에서도 공정이 가능한 섭씨 40도 전후의 상온에서 탄소 비율이 더 높은 고순도의 그래핀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해 올해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도 특허를 출원 중이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현재 일부 미국 회사만 생산하고 있는 품질 좋은 그래핀을 우리나라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며 "실리콘으로는 더 이상 진척이 없는 반도체 정보처리 속도를 높여줄 뿐 아니라 태양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 그래핀(Graphene)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 구조로 연결돼 있는 하나의 층을 지칭한다. 흑연(그래파이트)을 가장 얇게 벗겨 낸 단위라고 보면 된다. 2차원 평면형태를 갖고 있으며 두께는 나노미터 수준으로 얇으면서도 강도가 다이아몬드의 2배에 달하고,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류가 잘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