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동의 '월요전망대'] 유동성 장세 속 한국 경제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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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가장 먼저 쓴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일본이었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경제를 살리는 데 있어 맨 마지막으로 쓰는 카드.정책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떨어뜨려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때 돈을 찍어내 시중에 푸는 것을 말한다. 일본 중앙은행은 1990년대 초 거품이 꺼져 경기가 가라앉고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발생하자 2001년부터 은행이 보유한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선보였다.
대공황 전문가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지자 일본을 즉각 벤치마킹했다. 뿐만 아니라 양적완화의 범위와 규모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금융위기가 제2의 대공황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FRB가 민간기업의 채권과 어음까지 사들인 것이다. 그는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서라도 디플레이션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헬리콥터 벤'이란 별명을 얻었다.
미국이 2차 양적완화를 준비하고 있다.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커지자 최후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 같은 미국의 조치는 일본을 자극해 일본 중앙은행도 엔화를 더 풀고 있다. 미국이 달러를 더 찍어내면 달러가치가 떨어지고 엔화 강세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는 한국 금융시장에 후폭풍을 낳고 있다. 주가가 뛰는 것은 물론 채권과 원화값도 치솟고 있다. 이른바 트리플 강세다.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경제가 좋은 한국에 밀려들 것이란 전망에서다. 일각에선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의 출현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유동성이 기업들의 호실적과 맞물리면 그 파장은 예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이번 주엔 한국 경제의 주요 성적표가 일제히 공개된다. 경제지표의 좌표에 따라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릴 수도 있어 보인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통계청이 오는 30일 내놓는 '8월 산업활동동향'이다. 산업활동의 핵심인 광공업생산은 지난 7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로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선행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데다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증가율이 상승세로 돌아서긴 어려워 보인다.
9월 산업활동을 예측해 볼 수 있는 '9월 수출입동향'은 10월1일 발표된다. 추석 연휴가 지난해엔 10월,올해엔 9월에 포함돼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을 점치기가 쉽지는 않지만 지난 20일까지 증가율이 40%를 웃돈 점을 감안하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심리지표도 잇달아 나온다. 28일엔 소비자심리지수(CSI),30일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발표된다. CSI는 8월에 110을 기록,기준선 100을 웃돌고는 있지만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BSI는 지난달 98로 기준선을 밑돌았다. 추세로 보면 이번 달 CSI나 BSI 역시 하락세를 나타낼 공산이 크다.
10월 금리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월1일에 나온다. 한국은행이 그간 물가상승 우려를 내세워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이 같은 판단의 근간이 맞는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29일 열리는 대 · 중소기업 동반성장 전략회의에선 정부가 하도급법 등 관련 법규 개정 방향을 어떻게 내놓을지가 관심이다.
박준동 경제부 차장 jdpower@hankyung.com
대공황 전문가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지자 일본을 즉각 벤치마킹했다. 뿐만 아니라 양적완화의 범위와 규모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금융위기가 제2의 대공황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FRB가 민간기업의 채권과 어음까지 사들인 것이다. 그는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서라도 디플레이션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헬리콥터 벤'이란 별명을 얻었다.
미국이 2차 양적완화를 준비하고 있다.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커지자 최후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 같은 미국의 조치는 일본을 자극해 일본 중앙은행도 엔화를 더 풀고 있다. 미국이 달러를 더 찍어내면 달러가치가 떨어지고 엔화 강세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는 한국 금융시장에 후폭풍을 낳고 있다. 주가가 뛰는 것은 물론 채권과 원화값도 치솟고 있다. 이른바 트리플 강세다.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경제가 좋은 한국에 밀려들 것이란 전망에서다. 일각에선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의 출현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유동성이 기업들의 호실적과 맞물리면 그 파장은 예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이번 주엔 한국 경제의 주요 성적표가 일제히 공개된다. 경제지표의 좌표에 따라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릴 수도 있어 보인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통계청이 오는 30일 내놓는 '8월 산업활동동향'이다. 산업활동의 핵심인 광공업생산은 지난 7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로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선행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데다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증가율이 상승세로 돌아서긴 어려워 보인다.
9월 산업활동을 예측해 볼 수 있는 '9월 수출입동향'은 10월1일 발표된다. 추석 연휴가 지난해엔 10월,올해엔 9월에 포함돼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을 점치기가 쉽지는 않지만 지난 20일까지 증가율이 40%를 웃돈 점을 감안하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심리지표도 잇달아 나온다. 28일엔 소비자심리지수(CSI),30일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발표된다. CSI는 8월에 110을 기록,기준선 100을 웃돌고는 있지만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BSI는 지난달 98로 기준선을 밑돌았다. 추세로 보면 이번 달 CSI나 BSI 역시 하락세를 나타낼 공산이 크다.
10월 금리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월1일에 나온다. 한국은행이 그간 물가상승 우려를 내세워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이 같은 판단의 근간이 맞는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29일 열리는 대 · 중소기업 동반성장 전략회의에선 정부가 하도급법 등 관련 법규 개정 방향을 어떻게 내놓을지가 관심이다.
박준동 경제부 차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