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 뉴욕대 교수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방 재정적자를 줄이기보다는 성장 정책을 고집함으로써 미국 경제 체질을 오히려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고 25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전날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가진 강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꼭 해야 할 일과 정반대 정책을 폈다"며 "그는 문제를 악화시키는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다"고 비판했다. 암 환자의 암을 제거하기보다는 환자에게 신경안정제를 줘서 병을 더욱 악화시킨 형국이라는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8140억달러 규모 경기 부양 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 1800억달러 규모 기업 세금 감면 혜택과 사회간접자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경기 부양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실업률은 9.6%로,고용시장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탈레브는 "모든 국가들이 재정적자를 줄이고 파산 위험에 빠진 기업들에 대한 구제금융을 중단해야 지속적으로 경제가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바논 출신인 탈레브는 "캐나다의 재정 상황이 미국보다 건전해 바람직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는 선진 7개국(G7) 중 정부 부채 비율이 가장 낮다. 캐나다 정부의 부채 비율(GDP 대비)은 2007년 24%에서 2014년 30% 정도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캐나다 가계는 미국보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부채 비율이 낮다. 미국과 달리 모기지 관련 이자에 대한 세금 공제 혜택을 주지 않은 결과다.

탈레브는 미국의 모기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모기지 이자에 대한 공제 혜택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택건설업자들의 로비 탓에 그 누구도 이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과 투자의 귀재인 조지 소로스 중 누구에게 투자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소로스를 택했다. 버핏은 주로 기업에만 투자하는 반면 소로스는 통화,차익거래 등 다양한 투자 기법을 동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그는 캐나다 케이블방송인 BNN에 출연,"미국은 빚에 중독됐다"며 "미국은 유럽국들과 달리 채무 증가 리스크에 둔감하고 공공부채와 큰 정부에 중독돼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