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성장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자금구조，기존 제품 혁신을 통한 기존 시장 위주의 전략.'

신흥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통해 성장했을까. 글로벌 회계 · 컨설팅업체인 언스트앤영은 최근 '떠오르는 영웅들(Emerging Heroes)'이란 보고서에서 47개 이머징 국가의 매출 5억달러 이상 기업 547곳의 임원들을 면접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5가지 공통점을 분석했다. 이 조사에는 중국의 페트로차이나와 공상은행(ICBC)，브라질 발레，러시아 가즈프롬 등 신흥시장 대표기업들이 포함됐으나 한국은 선진시장으로 분류돼 조사대상에서 빠졌다.

◆90% 이상 기업이 성장에 초점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영웅기업' 10곳 중 9곳 이상이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수립했다. 지난 3년간 중점 추진전략을 묻는 질문에 조사대상 기업의 53%가 신제품 개발，신규시장 진출，기업 인수 등 '공격적 성장전략'을 구사했다고 답했다. 또 41%는 상품 개량이나 마케팅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해 '점진적 성장'에 주력했다고 답했다. 반면 원가절감,주요 사업부문 아웃소싱 등 기존 사업 최적화에 초점을 맞춘 기업은 5%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비용절감 등을 통해 생존에 주력하는 소극적 전략보다 공격적으로 성장을 꾀해 왔던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공통점으론 성장전략에 초점을 맞춘 자금구조가 꼽혔다. 이들 기업의 91%(복수응답)는 성장을 위해 이익잉여금을 활용했고 44%는 보유 현금을 썼다. 반면 외부 차입,회사채 발행에 의존한 기업은 11%에 불과했다. 정영무 언스트앤영 한영회계법인 부대표는 "기업을 경영할 때 현금은 항상 부족하게 마련이지만 이들 기업은 자본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익잉여금과 현금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성장전략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제품 혁신에 주력

'영웅기업'의 66%는 신제품으로 새 시장에 진출하기보다는 기존 제품을 혁신,이미 진출해 있는 신흥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주력했다. 신흥시장 성장률이 선진시장보다 크고 소비자들은 신상품보다 기존 제품을 더 싸게 공급받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 밖에 '시장공략에 우선순위를 둔 전략'，'고객 중심의 운영 최적화' 등도 공통점으로 지목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