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일본 전기자동차 선두기업인 미쓰비시자동차에 전기차용 중 · 대형 2차전지를 공급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미쓰비시자동차가 개발 중인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카(HEV)에 탑재할 리튬이온 전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로 하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일본 자동차 회사가 해외 2차전지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LG화학이 제작한 리튬이온 전지에 전력제어장치와 충돌안전기구를 더한 전지운영 시스템(BMS)을 공동 개발,미쓰비시자동차의 나고야 제작소에서 본격 생산을 위한 실증 실험을 할 예정이다. 미쓰비시자동차는 2012년 이후 선보일 전기차와 신형 하이브리드카에 LG화학의 2차전지를 사용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일본 최대 전기차용 중 · 대형 배터리 업체인 GS유아사와 공동으로 작년 7월 세계 첫 고속 전기차인 '아이미브(i-MiEV)'를 선보이는 등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12년 아이미브 생산량을 연간 3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달 초에는 프랑스 푸조시트로앵그룹(PSA)과 전기차 공동 생산 계약을 맺고 2012년부터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유럽 시장에 판매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미쓰비시자동차와의 2차전지 공급 계약 체결로 세계 전기차용 중 · 대형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 이 회사는 작년 1월 미국 GM을 시작으로 포드 볼보 창안자동차 등 국내외 7개 자동차 회사들과 중 · 대형 2차전지 공급 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강국인 일본 자동차 회사에 거꾸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며 "한 · 일 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