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휴일을 맞아 제주도 여행에 나섰던 이순애씨(34 · 여) 부부는 한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던 중 LPG가스통이 폭발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로 인해 이씨와 남편은 얼굴과 온몸에 각각 전신 75%와 15%의 2~3도 중화상을 입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로 후송된 이씨는 약 3개월간 화상중환자실에 입원하면서 사체피부이식술,인공진피이식술,자가피부이식술을 포함해 모두 8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남편 역시 3차례의 수술을 받은 뒤 퇴원해 재활치료를 받으며 부인을 돌보고 있다.

이 화상센터는 중증 화상환자의 초기 처치부터 중장기 수술,깊은 흉터나 운동범위 제한 등 화상 합병증에 대한 재건성형,재활치료에 이르는 치료 전반을 담당한다. 국내 대학병원에 하나뿐인 화상 전문 치료기관이다. 화상외과 · 성형외과 · 재활의학과 · 정신과 · 피부과 · 내과 · 정형외과 전문의 24명을 포함한 총 60명의 관련 의료진이 연평균 1200명의 화상환자를 입원치료하고 있다. 화상수술 집도건수도 1700건이 넘는다. 센터를 1986년 개설한 이후 23년간 총 2만5000여건의 화상수술을 집도했다. 특히 소아화상,전기화상,화학물질 등에 의한 특수화상 환자 등 고난도 환자를 치료하는 데 독보적인 역량을 발휘해오고 있다.

이 센터는 큰 시설과 규모를 자랑한다. 2개 화상중환자실에 28개 병상,4개 화상환자 전용병동에 250개의 병상을 갖췄다. 또 화상 전용치료실 3개와 전용수술실 1개도 마련돼 있다. 전신이 손상된 화상 중환자를 위해 실리콘침대 12대,살균수치료기 3대,화상환자 전용 치료대 4대 등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치료실적과 규모면에서 해외 유명병원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어 2006년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화상전문응급의료센터로 지정받았다.

2008년부터는 정부 지원을 받아 무세포 동종진피,인공진피대체물,세균 저항성 상피세포치료제,골수줄기세포와 성장인자를 이용한 복합 기능성 화상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유수 외국 학술지에 발표해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전욱 센터장은 "1997년 괌 대한항공기 추락,1999년 경기도 화성 씨랜드청소년수련원 화재,2002년 김해공항 중국민항기 추락 등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탁월한 치료역량을 보여왔다"며 "개발 중인 인공피부의 임상시험 적용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치료역량뿐만 아니라 연구능력까지 겸비한 세계적인 화상치료 연구소로 당당히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