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신생아 백일해 감염 급증…아기 돌보는 할머니, 백신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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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성인 예방접종
추석 이후의 큰 일교차로 인해 감기로 가을을 맞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감기를 지나가는 병 정도로 여길지라도 환절기의 잦은 기침이나 폐의 통증은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나이 많은 성인일수록 폐렴이나 백일해에 걸릴 확률이 높아져 치사율이 상승하기도 한다. 이는 드물게 영유아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단풍여행 등 가족모임이 많은 가을을 맞아 면역력이 떨어지는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가 챙겨야 할 성인 예방접종에 대해 알아본다.
발작적인 기침이 100일 동안 지속된다는 데에서 이름이 유래한 백일해는 영아가 감염될 경우 기관지 폐렴,경련,뇌손상 등 치명적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호흡기 질환이다. 백일해의 위험성은 가족이 영유아에게 백일해를 옮길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백일해는 출생 후 2 · 4 · 6개월,12~15개월,만 4~6세 등 총 5회에 걸쳐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예방백신을 접종하면 된다. 하지만 효과가 10년 정도여서 청소년기에 이르면 백일해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면역력이 떨어진 청소년 및 성인은 백일해에 걸려도 자신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예방접종을 안 한 영유아에게 백일해균을 옮길 위험이 있다.
미국의 한 역학연구에 따르면 신생아의 백일해 감염 경로는 75%가 부모를 포함한 가족구성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영유아를 돌보거나 함께 생활하는 부모 형제 할머니 할아버지 등 가족구성원들은 백일해 백신을 추가로 맞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일해는 최근 발병이 급증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망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선 올해 6월까지 전년도 같은 기간의 4배 이상인 1337명의 백일해 환자가 발생해 '백일해 유행'을 선포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2005년 11건에서 지난해 66건으로 발병이 늘었다. 환자의 대부분은 1세 미만의 영아였다.
김종현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현재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백일해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분만 의료기관에 Tdap(성인용 파상풍, 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을 무료 공급해 산모를 포함한 영아와 접촉하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적극적으로 접종해주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백일해에 대한 면역이 감소했거나 사라진 청소년과 성인에게 이 백신을 놓아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세 이상부터 64세까지의 청소년 및 성인은 10년에 한 번씩 맞아야 할 기존 Td(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 추가 접종 중 1회를 백일해 항원이 하나 더 들어있는 Tdap 백신 접종으로 대체함으로써 백일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제품으로는 사노피파스퇴르의 '아다셀'이 대표적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앙드레김,백남봉씨 등 만성질환을 앓던 유명인사들이 폐렴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알려지면서 폐구균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성인 폐구균 폐렴환자의 74.3%가 65세 이상일 정도로 이 질환은 고령자에게 매우 심각한 질병이다. 또 폐구균으로 인한 성인 수막염의 경우 사망률이 28%에 달한다. 완쾌된다 해도 50%가 영구적인 뇌손상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폐구균 예방접종으로 사전에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자뿐 아니라 당뇨병 신부전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도 폐구균백신 예방접종은 필수적이다. 당뇨 환자의 경우 건강한 사람의 6배,천식을 포함한 만성 폐질환자는 7배,만성 심장질환자는 8배나 폐구균 질환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준명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 등 폐구균 질환은 봄 · 가을 환절기와 겨울에 많이 발생한다"며 "65세 이상의 고령자,당뇨병 신부전 심혈관질환 천식 등에 걸린 면역력이 약한 만성질환자,흡연자 등 고위험군은 미리 폐구균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성인용 폐구균 예방백신으로는 사노피파스퇴르의 '뉴모-23'과 한국MSD의 '프로디악스 23' 등이 있다. 뉴모-23은 주사액이 주사기에 담긴 프리필드 시린지(Pre-filled syringe) 형태로 백신을 주사기에 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의 위험성을 없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계절성 독감은 모든 연령층이 감염되지만 특히 65세 이상 노년층이 감염에 취약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계절독감으로 인해 약 50만명이 사망하고 이 중 90%가 65세 이상이라고 발표했을 정도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 중 87%가 노년층이었다. 따라서 폐구균 백신 접종이 필요한 사람들은 독감 백신도 함께 맞도록 권장된다.
대한노인의학회와 대한노인회는 최근 노인들의 올바른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5가지 수칙을 제정,발표했다.
수칙으로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을 삼가고 갈 경우엔 마스크 착용하기 △외출 후 반드시 비누를 사용해 손씻기 △65세 이상의 노인 및 만성질환자는 독감 예방접종에 대해 전문의와 반드시 상담하기 △독감백신 접종 전후 추운 곳에서 너무 오랜 시간 노출되지 않기 △독감백신 접종 후 30분간 의료기관에 머물러 이상반응 관찰하기 등을 권고했다.
많은 노인들이 지난해 신종플루 유행으로 인플루엔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독감 및 폐구균 백신을 효과적으로 접종하면 충분히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면서 건강하게 가을과 겨울을 지낼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단풍여행 등 가족모임이 많은 가을을 맞아 면역력이 떨어지는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가 챙겨야 할 성인 예방접종에 대해 알아본다.
발작적인 기침이 100일 동안 지속된다는 데에서 이름이 유래한 백일해는 영아가 감염될 경우 기관지 폐렴,경련,뇌손상 등 치명적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호흡기 질환이다. 백일해의 위험성은 가족이 영유아에게 백일해를 옮길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백일해는 출생 후 2 · 4 · 6개월,12~15개월,만 4~6세 등 총 5회에 걸쳐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예방백신을 접종하면 된다. 하지만 효과가 10년 정도여서 청소년기에 이르면 백일해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면역력이 떨어진 청소년 및 성인은 백일해에 걸려도 자신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예방접종을 안 한 영유아에게 백일해균을 옮길 위험이 있다.
미국의 한 역학연구에 따르면 신생아의 백일해 감염 경로는 75%가 부모를 포함한 가족구성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영유아를 돌보거나 함께 생활하는 부모 형제 할머니 할아버지 등 가족구성원들은 백일해 백신을 추가로 맞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일해는 최근 발병이 급증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망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선 올해 6월까지 전년도 같은 기간의 4배 이상인 1337명의 백일해 환자가 발생해 '백일해 유행'을 선포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2005년 11건에서 지난해 66건으로 발병이 늘었다. 환자의 대부분은 1세 미만의 영아였다.
김종현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현재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백일해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분만 의료기관에 Tdap(성인용 파상풍, 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을 무료 공급해 산모를 포함한 영아와 접촉하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적극적으로 접종해주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백일해에 대한 면역이 감소했거나 사라진 청소년과 성인에게 이 백신을 놓아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세 이상부터 64세까지의 청소년 및 성인은 10년에 한 번씩 맞아야 할 기존 Td(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 추가 접종 중 1회를 백일해 항원이 하나 더 들어있는 Tdap 백신 접종으로 대체함으로써 백일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제품으로는 사노피파스퇴르의 '아다셀'이 대표적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앙드레김,백남봉씨 등 만성질환을 앓던 유명인사들이 폐렴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알려지면서 폐구균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성인 폐구균 폐렴환자의 74.3%가 65세 이상일 정도로 이 질환은 고령자에게 매우 심각한 질병이다. 또 폐구균으로 인한 성인 수막염의 경우 사망률이 28%에 달한다. 완쾌된다 해도 50%가 영구적인 뇌손상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폐구균 예방접종으로 사전에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자뿐 아니라 당뇨병 신부전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도 폐구균백신 예방접종은 필수적이다. 당뇨 환자의 경우 건강한 사람의 6배,천식을 포함한 만성 폐질환자는 7배,만성 심장질환자는 8배나 폐구균 질환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준명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 등 폐구균 질환은 봄 · 가을 환절기와 겨울에 많이 발생한다"며 "65세 이상의 고령자,당뇨병 신부전 심혈관질환 천식 등에 걸린 면역력이 약한 만성질환자,흡연자 등 고위험군은 미리 폐구균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성인용 폐구균 예방백신으로는 사노피파스퇴르의 '뉴모-23'과 한국MSD의 '프로디악스 23' 등이 있다. 뉴모-23은 주사액이 주사기에 담긴 프리필드 시린지(Pre-filled syringe) 형태로 백신을 주사기에 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의 위험성을 없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계절성 독감은 모든 연령층이 감염되지만 특히 65세 이상 노년층이 감염에 취약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계절독감으로 인해 약 50만명이 사망하고 이 중 90%가 65세 이상이라고 발표했을 정도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 중 87%가 노년층이었다. 따라서 폐구균 백신 접종이 필요한 사람들은 독감 백신도 함께 맞도록 권장된다.
대한노인의학회와 대한노인회는 최근 노인들의 올바른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5가지 수칙을 제정,발표했다.
수칙으로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을 삼가고 갈 경우엔 마스크 착용하기 △외출 후 반드시 비누를 사용해 손씻기 △65세 이상의 노인 및 만성질환자는 독감 예방접종에 대해 전문의와 반드시 상담하기 △독감백신 접종 전후 추운 곳에서 너무 오랜 시간 노출되지 않기 △독감백신 접종 후 30분간 의료기관에 머물러 이상반응 관찰하기 등을 권고했다.
많은 노인들이 지난해 신종플루 유행으로 인플루엔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독감 및 폐구균 백신을 효과적으로 접종하면 충분히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면서 건강하게 가을과 겨울을 지낼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