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이 부회장직 2개를 신설하는 등 그룹 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각 계열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신사업 진출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라그룹은 27일 그룹 부회장에 김홍두 한라건설 사장(57 · 사진),자동차부문 총괄 부회장에 변정수 만도 사장(65 · 사진)을 각각 승진 발령했다. 한라그룹에선 지금까지 부회장 직함이 없었다. 그룹 관계자는 "자동차와 건설이란 양대 축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한라그룹은 자동차 부문에 만도와 한라스택폴 마이스터 만도헬라 등을,건설 부문에 한라건설 한라엔콤 대아레미콘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김 부회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양행과 한라중공업을 거쳐 2003년 한라건설 사장에 취임했다. 변 부회장은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양행 한라중공업 등을 거쳐 2008년부터 만도 사장을 맡고 있다. 둘 다 한라그룹의 '뿌리'격인 현대양행 출신이다.

앞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한라건설 주식을 대량 매입,지분을 종전 16.26%에서 21.93%로 확대했다. 정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총 28.72%로 늘어났다. 정 회장은 또 장녀 지연씨(28)를 최근 주력 계열사 만도에 입사시켜 경영수업을 받도록 했다. 지연씨는 기획팀 대리로 근무 중이다.

한라그룹은 이날 수백명 규모의 그룹공채를 개시했다. 전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포상금을 내걸고 신사업 투자 제안도 받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