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제너럴일렉트릭(GE)의 금융 계열사인 GE캐피탈의 한국 내 기업금융 부문을 인수한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GE캐피탈의 한국법인인 GE캐피탈코리아는 기업금융 부문을 매각키로 하고 현재 현대캐피탈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GE가 먼저 매각 의사를 밝혀와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종 인수 여부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기 때문에 조건만 맞는다면 인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GE캐피탈코리아는 2006년 소비자금융을 현대캐피탈에 매각한 이후 의료기기 리스영업 등 기업금융에 집중해왔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6월 말 자산 규모가 5362억원에 불과하고 당기 순이익은 2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03억원) 대비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GE 측은 이번 매각으로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합작사인 현대캐피탈의 영업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GE그룹이 소형 캐피털사인 국내 법인을 활용하는 대신 기존 현대차와 공동 경영을 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에 집중하기로 한 것 같다"고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가 56.48%로 1대 주주이고 GE캐피탈이 4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이사는 현대차가 선임하고 부사장은 GE 측에서 맡고 있다.

GE캐피탈이 한국 내 직접영업에서 손을 떼는 대신 현대캐피탈을 통한 영업에 집중키로 함에 따라 현대캐피탈은 비 자동차 부문의 기업금융에서도 강세를 보여 여신금융업계의 1위 입지를 굳건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산 16조원 규모로 자동차 할부금융 및 리스 부문에서 독보적 1위인 현대캐피탈은 GE캐피탈의 의료기기 영업부문을 더하면 시장 점유율도 업계 전체의 30%에 달할 전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