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회사들이 다음 달 1일부터 지상파 방송 광고를 중단하면 KBS2 MBC SBS 등을 볼 때 프로그램이 끝난 뒤 광고가 막 시작하려는 순간,TV 화면이 검은색 정지 화면으로 바뀔 수 있다. 케이블TV 회사들은 우선 오전 10시~오후 1시 내보내는 지상파 방송의 광고를 송출하지 않기로 했다.

케이블TV 가입자들은 갑자기 화면이 검은색으로 변할 경우 당황하지 말고 5~10분 정도 기다리면 다시 정상적으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특정 시간대의 지상파 방송 광고를 차단하는 것이지 프로그램 송출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5~10분을 기다렸다 불편하게 방송을 볼 사람이 거의 없어 정규 방송 재전송 중단과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방송의 광고를 내보내지 않는 시간대도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12월부터는 케이블TV를 통해 지상파 방송을 아예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지상파 방송 중단을 위한 약관 변경을 다음 달 1일 신청할 계획이며 방통위는 60일 안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못해 케이블TV가 지상파 방송 재전송을 전면 중단하게 되면 1500만세대에 달하는 케이블TV 가입자는 의무 전송 지상파인 KBS1과 EBS를 제외한 다른 지상파 방송은 볼 수 없다. 이 경우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가입자는 공용 안테나 등을 통해 지상파 방송을 계속 볼 수도 있지만 전파 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과 일반 주택에 살고 있는 가입자들은 옥외 안테나를 별도로 설치하는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

지상파 방송을 보려면 추가 요금을 내고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나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인터넷TV(IPTV)에 가입해야 한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주문형비디오(VOD)를 내려받아 볼 수도 있다. 이 밖에 휴대폰 등에 탑재된 지상파 DMB,위성 DMB 등을 통해 지상파 방송을 봐야 하는 등 적지 않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