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의 뒤를 누가 이을 것인지를 놓고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추측이 있었지만 김정은을 후계자로 정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는 2008년부터 흘러나왔다. 김 위원장의 사실상 네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46)이 장남인 정남(39)을 제치고 셋째 아들 정은을 후계자로 세우려 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작년 1월 초 김 위원장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낙점하고 그 결정을 담은 교시를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하달하면서 북한의 후계를 둘러싼 암투는 일단락됐다. 생모 고영희가 살아 있을 때 '샛별장군'으로 불렸던 김정은은 이때부터 실명 대신 '김대장'으로 지칭되며 북한 내부에서 후계자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그후 김 위원장의 각종 공개활동에 거의 빠짐없이 수행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치적쌓기'에도 힘을 쏟았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지난해 5월 개시된 '150일 전투' 속도전(주민노력동원)이나 전례없이 성대하게 치러진 그해 '5 · 1절'(노동절) 행사,그리고 김일성 주석의 97회 생일(4월15일)을 기념해 평양 대동강변에서 성대히 펼쳐진 '축포야회'(불꽃놀이) 등이 모두 '김대장 작품'이라고 주민들에게 은연중에 선전했다.
'김대장을 따르자'는 내용의 김정은 우상화 가요 '발걸음'이 북한 전역에 퍼지기 시작한 것도 작년부터다. '장군복,대장복 누리는 우리 민족의 영광,만경대 혈통,백두의 혈통을 이은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라는 문구와 함께 '발걸음'의 가사가 적힌 포스터도 평양시내 대로변 등에 나붙었다. 김정은은 결국 최근 김 위원장과 중국을 방문,중국 지도부와 만나는 것으로 대외에 후계자임을 공표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