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선한 뜻에서 일을 벌일 때는 가장 큰 경계심을 갖고 자유를 지켜야 한다. "

신도철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28일 주제 발표에서 1960년대 미국 대법관이었던 루이스 브랜다이스의 말을 인용,공정사회가 포퓰리즘에 빠질 위험성을 경계했다.

신 교수는 "정치권과 정부가 포퓰리즘적 정책을 내놓는 경쟁을 하고 있다"며 "공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국가의 장기적 발전에 장애가 되는 정책을 도입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총지출에서 복지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5.8%에서 올해 27.7%로 증가했다"며 "공정이라는 이름의 단선적 잣대의 적용은 이미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민 금융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신 교수는 "미소금융과 햇살론이 도입되면서 신용등급이 더 높은 사람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좋은 의도로 도입된 제도로 인해 전체 금융질서가 혼란스러워진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보금자리 주택사업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부채를 늘리고 민간 주택시장을 어지럽히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지난 반세기 동안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대외개방적 정책을 폈기 때문"이라며 "공정사회론이 포퓰리즘적 정책을 경쟁적으로 제시하는 통로가 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