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代 세습' 공식화] 김정일 건강악화 '세자책봉' 서둘러…체제불안 조기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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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린 '김정은 시대'
핏줄·심복들 '인민군 대장'에 친족지도체제로 군부 장악…2012년 정치국 상무위원 유력
핏줄·심복들 '인민군 대장'에 친족지도체제로 군부 장악…2012년 정치국 상무위원 유력
북한이 28일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3남 김정은을 공식화한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의 누이 김경희에게도 대장 칭호를 부여하는 등 '3대세습'을 위한 친족지도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후계자 공식화가 곧바로 권력이동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김정은 시대'가 사실상 개막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0대 후반의 김정은이 예상보다 빨리 후계자로 전면 부상한 것은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가 결정적인 변수였다. 김 위원장 유고 시 북한 체제가 급변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대내외 우려를 조기에 종식시켜 체제안정을 꾀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후계자 공식 왜 서둘렀나
김정은의 후계 공식화는 김 위원장의 세습과정에 비춰보면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22세에 당 조직지도부 지도원으로 일해오다가 32세에 정치국 위원,비서국 비서에 오르면서 후계자로 내정됐다. 그로부터 6년 뒤인 38세(1980년)에 정치국 상무위원,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임명되면서 공식 후계자로 등극했다. 총 16년이 걸렸다. 이에 비해 20대 후반인 김정은은 작년 1월 내부적으로 후계 지명을 받았으며 그로부터 2년도 채 되지 않아 후계자로 공식 추대됐다.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가 직접적인 계기였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후계구도를 조기에 공식화 한 것은 그가 사망해도 체제가 붕괴되지 않는다는 점을 서방에 분명히 각인시키겠다는 의지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급변사태 시 '핵 관리' 문제는 동북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최대 잠재 불안요인이다.
◆김정은 세습 어떤 과정 밟나
김정은은 김 위원장 유고 시 곧바로 권력을 장악할 만큼 당과 군내의 기반이 강하지 않다. 김 위원장이 민간인인 김정은에게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은 군부의 충성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다. 또 군의 상위 정책지도기관인 당 중앙군사위원회나 국방위원회로 가기 위한 형식적 절차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고유환 교수는 "김정은은 앞으로 김 위원장의 세습 때와 마찬가지로 △노동당 정치국 위원 또는 상무위원 △비서국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등의 요직을 맡으며 당내 기반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정은은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한 2012년 정치국 상무위원 선출이 유력시 된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당 경공업부장)와 장성택(김경희 남편)의 측근인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에게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경희는 김 위원장과 김정은의 교량역할을,최룡해는 당과 군의 교량 역할을 부여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북한 경제사정이 지금 최악을 걷고 있다"며 "김정은이 전면에 나서면서 선군(先軍)정치를 강조하면서도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개혁 · 개방 정책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