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기업에서 처음 발생한 창업자와 전문경영인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가전 유통업체 궈메이(國美)의 경영권 분쟁이 전문경영인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성공신화의 주인공,대기업 회장에서 범죄자로 전락했다가 옥중에서 재기를 꿈꿨던 황광위 전 궈메이 회장은 또다시 좌절을 맛보게 됐다.

2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궈메이는 특별주주총회에서 천샤오 현 회장의 해임안을 52%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또 황 전 회장의 여동생인 황옌훙과 그의 변호사인 저우샤오춘의 등기 이사 임명안도 통과되지 못했다.

황 전 회장은 궈메이 지분 32.4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반면 천 회장의 지분은 1.38%에 불과했지만 2대주주인 베인캐피탈(9.98%) 등 기관투자가들을 우호주주로 확보해 경영권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신화통신은 "황 전 회장 측으로 분류됐던 주주 중에서 상당수가 천 회장의 유임에 찬성했다"고 분석했다.

황 전 회장은 1987년 궈메이를 창업해 한때 회사를 중국 최대의 가전유통업체로 성장시켰다. 황 전 회장 자신도 2008년 평가자산 430억위안으로 중국 최고의 부호가 됐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내부자거래와 뇌물수수 불법경영 등의 혐의로 구속됐으며 최근 14년형을 최종 선고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는 자신에게 경영권을 물려받은 천 회장으로부터 배임혐의로 고소도 당했다. 역시 가전유통업체인 '융러'의 창업자였던 천 회장은 2004년 융러가 궈메이에 인수되면서 궈메이의 사장으로 황 전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황 전 회장이 구속되자 해외주주들을 끌어들이면서 황 전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다.

자오샤오 베이징과기대 교수는 "황 전 회장은 여전히 대주주이기 때문에 궈메이의 경영권 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