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금값이 온스 당 1300달러 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기대 이하로 나타난 데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 완화 조치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퍼져 안전 자산인 금 수요가 확대되는 양상이다.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엔화 가치도 다시 뛰었다.반면 유가는 소비둔화 전망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금 12월물은 28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 당 9.70달러(0.7%) 오른 1,308.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이로써 금값은 지난 11일 거래일 동안 9번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정규 거래 종가 기준으로 12월물이 13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금 12월물은 장중 한 때 1311.80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주요 6개국 통화바스켓 대비 2.5%나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인데 이어 이날도 하락세가 지속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거 금쪽으로 쏠렸다.반면 금 매물은 갈수록 줄어드는 분위기다.투자자들이 추가 상승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올들어 각국 중앙은행이 시장에 내다 판 금은 94.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7t에 비해 크게 줄었다.제임스 무어 불리온닷컴 애널리스트는 “국제통화기금은 물론 주요국 정부가 금을 사들이고 있는 것도 금 수요를 촉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전자산 수요는 엔화 쪽으로도 몰렸다.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후 4시23분 현재 전일대비 0.3948엔 하락(엔화 가치 0.4683% 상승)한 83.89엔을 기록했다.엔화 가치는 일본은행(BOJ)이 지난 15일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하락한 이래로 가장 큰 폭으로 반등했다.

한편 국제 유가는 미국 휘발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하락했다.뉴욕상품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보다 배럴당 34센트(0.4%) 내린 76.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신용카드회사인 마스터카드는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지난주 0.2% 감소한 하루 평균 898만배럴을 기록해 최근 6주 중 5주 동안 감소했다고 밝혔다.원유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량이 35만배럴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