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다시 반등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곧 새로운 방식의 경기부양 조치를 취할 것이란 기대감과 제약업체들의 인수합병 및 실적 호전 등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장 초반 기대 이하로 나온 소비자신뢰지수와 주택가격지수 등이 악재로 받아들여져 주가가 하락했으나 장후반으로 갈수록 긍정론에 무게가 실리며 반등에 성공했다.반면 유럽 증시는 국가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2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6.10포인트(0.43%) 상승한 10858.14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4포인트(0.49%) 오른 1147.70에 마감했고,나스닥지수도 9.82포인트(0.41%) 상승한 2379.59로 장을 마쳤다.

미국 증시는 이날 장 초반 유럽발 은행 부실 우려가 퍼져 하락세로 출발했다.아일랜드의 신용등급이 또 다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S&P의 발표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앞서 무디스는 아일랜드 앵글로아이리시뱅크의 신용등급을 3단계 하향 조정했다.또 미국 7월 주택가격지수가 전달보다 상승폭이 줄어들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이로 인해 나스닥지수는 한때 1.16%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 후반으로 가면서 호재가 악재를 압도했다.의약품 개발 업체인 엔도파마슈티컬홀딩스가 퀄리테스트파마슈티칼을 12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과 월그린의 분기 수익 호전 뉴스 등이 주식 매수세에 불을 지폈다.특히 미 연준이 한도를 정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맞춰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양적 완화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투자심리를 긍정적으로 돌려세웠다.

이는 국채 매입한도를 미리 공표한 뒤 대규모로 국채 매입에 나서는 것과 대별되는 것이어서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됐다.마크 루시니 재니몽고메리 수석투자전략 담당은 “소비심리지표가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더블딥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투자자들이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종목별로 보면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인 테크크런치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미디어그룹 AOL이 2.7% 올랐고,분기 순익이 급증한 월그린도 11.4% 뛰었다.월그린은 분기 순익이 4억7000만달러로 7.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반면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RIM은 애플과의 경쟁에서 갈수록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아 3% 하락했다.

한편 유럽 증시는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의 재정 위기 우려가 부각되며 주요 국가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유럽 전체 시황을 반영하는 스톡스 유럽600지수는 전날대비 0.56포인트(0.21%) 떨어진 262.36으로 장을 마쳤다.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0.1% 떨어진 3762.35로 장을 마감했고,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는 0.04% 하락한 6276.09로 거래를 마쳤다.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0.09% 오른 5578.44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개장 초반 영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2%로 9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소식에 가파른 상승세로 출발했다.그러나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의 재정 위기설이 전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10년 만기 아일랜드 정부 채권 수익률은 6.786%,포르투갈 정부 채권 수익률은 6.654%를 나타내는 등 장기 채권 수익률이 199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상대적 안전 자산인 독일 채권과의 수익률 격차는 4%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게다가 아일랜드 국영은행인 앵글로아이리시은행의 구제 비용이 350억유로를 웃돌 것이란 전망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관우/강경민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