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내 증시는 최근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방향성 탐색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8일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다만 외국인이 장 마감 후 시간외매매에서 대량 매수세로 10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고, 전날 미국증시가 상승한 것 등을 감안할 때 상승추세는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일평균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0.4%로 과거 상승구간에 비해 상승속도가 빠르다"며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지고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투자심리가 다소 불안해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국 개인투자가들의 낙관·비관지수 비율(BBR)을 보면 단기 고점을 형성한 이후 하락하는 모습"이라며 "BBR이 하락할 경우에는 투자자들이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지속적으로 각각의 강세흐름을 이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조만간 힘의 균형점이 엇갈리거나 단기적인 방향성 탐색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과 채권가격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수준에 이르렀고,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은 최근 수개월간의 박스권 상단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라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겠지만, 상승추세는 유효할 것으로 봤다. 유럽위기의 재확산 가능성이 낮고, 중국 경기의 재확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국내 이익 모멘텀(상승요인)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강도가 약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81억원이 빠져나갔다. 순유출세가 15일째 계속되고 있지만 규모는 줄고 있다.

지난 14일 4015억원을 기점으로 15일 3079억원, 16일 1062억원, 17일 901억원, 20일 287억원, 24일 295억원 등 순유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매물량이 많다고 해서 이를 주가하락 내지는 추세반전의 예고 신호로 결론짓는 것은 성급하다"며 "유입될 때 순차적으로 유입됐기 때문에 유출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미국증시는 추가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상승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28일(현지시간) 전날보다 46.10포인트(0.43%) 상승한 10858.14를 기록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49%, 0.41% 올랐다.

한경닷컴 한민수·변관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