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기 등 바이오인식 제품을 만드는 슈프리마는 2003년 한국산업기술대(KPU · 총장 최준영)가 운영하는 중소기업 지원 산학협력 프로그램 '가족회사'의 멤버로 가입했다. 지문인식은 센서의 성능이 중요하다. 여러 종류 중 가장 오차율이 적은 센서를 찾기 위해선 정밀하고 전문적인 시험이 필요했다. 슈프리마는 이 시험을 KPU에 의뢰했고 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성능을 갖춘 지문인식기를 개발할 수 있었다. 기술지원뿐만이 아니다. KPU는 방학마다 관련 전공 학생을 슈프리마에 인턴으로 보냈다. 이들 중 2명은 실무 경험을 쌓은 뒤 슈프리마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슈프리마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전문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은데 KPU를 통해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기술적인 시험이나 시장 조사 등에서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KPU는 29일 경기도 시흥 교내 기술혁신파크에서 가족회사제도 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가족회사제도는 경기도 시화산업단지에 위치한 KPU가 인근 중소기업들과의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해 2001년 시작했다. KPU는 '기업에 도움이 되는 산학협력'을 모토로 △기업과의 기술교류 및 연구 · 개발 △학생의 현장 연수 △실험 · 실습장비 상호 활용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 · 시행했다.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을 담당한 김동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팀장은 "KPU의 가족회사는 최초로 산학협력을 체계화시킨 사례"라고 설명했다.

출범 당시 273개였던 회원사는 현재 3756개까지 늘어났다. 2004년에는 정부의 용역을 받아 가족회사제도를 매뉴얼로 만들어 전국 산학협력 거점 대학에 배포했다. 현재 17개 대학이 KPU의 가족회사제도를 활용해 산학협력을 하고 있다.

10주년을 맞아 가족회사 지원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산학협력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부서를 교내에 별도로 개설하고 노무사,변리사 등 전문가들도 확충했다. 이달 초에는 학교와 멀리 떨어진 기업들을 밀착 지원하기 위해 서울디지털단지와 경기도 부천에 '산학협력연계센터'를 설립했다. 최준영 KPU 총장은 "앞으로 기업지원 시스템을 보다 체계화하고 지역별 전략 산업 수요를 파악해 맞춤형 산학협력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