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시리아에서 팔린 신차 10대 중 7대는 현대자동차였다. 레바논에서도 현대 · 기아차의 점유율은 30%를 웃돈다. 요르단에선 삼성전자LG전자가 LED · LCD TV 시장에서 3분의 2가량을 휩쓸며 소니 등 일본 제품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한국산 제품이 이른바 '레반트 지역'으로 불리는 중동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레반트는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의 '해가 뜬다'를 뜻하는 'lever'와 'levare'에서 유래한 말로,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등 중동 4개국을 가리킨다. 올 들어 이들 4개국에 대한 수출은 40억달러를 넘어섰으며,최근 3년간 수출 증가율도 연 평균 48.6%에 달한다.

수출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곳은 인구 3100만명의 레반트 최대 시장인 이라크다. 작년에 7억8400만달러를 수출했고,최근 3년간 수출 증가율은 평균 74.8%다. 수출액으로는 10억1800만달러(작년 기준)인 요르단이 가장 많다. 조기창 KOTRA 암만(요르단)센터장은 "현대차가 암만 신차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도요타,닛산에 앞서 있다"고 전했다. 요르단 중고차 시장에서도 한국산이 약 6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 시장 역시 한국 제품이 휩쓸고 있다. 요르단의 고가 TV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60~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레바논에서도 삼성전자가 40%,LG전자가 2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다만 냉장고와 세탁기는 이들 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터키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레반트 시장을 공략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요르단의 경우 LG전자가 2008년 9월 암만에 레반트 법인을 설립한 이후 국내 기업 16개가 진출해 있다. 이라크에도 발전소,경비시스템 설치 등을 위해 5개 기업이 진출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