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김치 추가 주문시 2000원.' 29일 서울 중림동의 한 음식점에는 이런 문구가 붙었다. 가게 주인은 "시장에 가보면 배추 3개들이 한 망이 4만5000~4만7000원으로 평소보다 3배나 올랐다"며 "요즘 배추는 값이 오른 정도가 아니라 '물량 공백(空白)'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냉천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방모씨는 "월수입의 30%를 식재료 구입에 썼지만 여름부터 60~70%로 올랐다"며 "가격을 1000원씩 올렸고 나물 반찬은 잡채나 어묵으로 대체했지만 인건비도 안 나온다"고 울상을 지었다.

폭염과 폭우로 채소 가격이 폭등하면서 외식 업체와 식자재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김치찌개(새마을식당)나 쌈밥(쌈밥집) 등 채소로 만든 한식 메뉴가 주력인 더본코리아는 소비자의 불만을 우려해 원가 상승분을 그대로 감당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이라 대체재료를 마련하지 못해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며 "홍콩반점에서 3500원짜리 짬뽕에 들어가는 배추 양의 절반을 양배추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정도"라고 털어놨다.

삼양사가 운영하는 샐러드바 세븐스프링스는 지난달부터 식자재 공급업체를 2개에서 3개로 늘렸다. '구운 채소' 메뉴에 들어가던 주키니 호박이 50%가량 오르자 가격이 20~30% 오른 가지로 대체했다. 삼양사 관계자는 "마늘값이 크게 오르자 납품받던 깐마늘을 까지 않은 마늘로 바꿔 약 700만원을 절약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채소류를 강원도 영월이나 태백 등 산지에서 사들였지만 최근에는 바이어들이 농수산물 시장을 뛰어다니며 구매처를 늘리고 있다"며 "가맹점에는 원가 상승분의 절반만 부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식자재 업체들도 경영효율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급식장에서 김치 잔반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 반찬을 배식해 주다가 최근 먹을 만큼 퍼가는 형식으로 바꿨다"며 "김칫국이나 김치찌개는 당분간 내지 않도록 했다"고 전했다.

CJ프레시웨이는 급식장에서 매일 내놓던 배추김치를 주 3회로 줄이고 깍두기나 열무,겉절이 등으로 대체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에서 배추김치를 가공 · 포장 · 배송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급식장에서 겉절이를 만들어 바로 낸다"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김정애 인턴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