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사업 부문의 인적분할로 지난달 30일부터 거래정지된 CJ오쇼핑이 30일 재상장된다. 분할로 주식 수가 줄어드는 데다 유통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주가가 거래정지 전(12만8400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상장 후 CJ오쇼핑의 목표주가는 미래에셋증권이 27만원을 제시한 것을 비롯 LIG투자증권 26만원,삼성증권 25만2000원,하나대투증권은 24만원을 내놓았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선 맥쿼리증권이 28만원,BNP파리바증권이 22만원을 각각 예상했다.

한 달 전에 비해 주가가 두 배 안팎으로 뛰는 것은 기존 주식의 45%가 미디어 부문인 오미디어홀딩스로 분할되면서 CJ오쇼핑의 상장 주식 수는 1101만주에서 606만주로 줄기 때문이다. 거래정지 전 CJ오쇼핑의 시가총액이 1조4147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23만3454원은 돼야 예전 시총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 김경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주식 수가 줄면서 주당순이익은 그만큼 늘어나 주가도 뛰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사업 분할로 기업가치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디어 부문의 이자 부담이 없어진 데다 본업인 유통업에 더 집중할 수 있어 기업가치도 높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이 13~14배 정도로 높은 수준인 데다 거래정지 전 주가가 기업분할 기대감에 상승한 상황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재상장일 시초가는 높게 형성될 수 있겠지만 이후 주가 흐름은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CJ오쇼핑이 거래정지 중이던 지난 13일 상장돼 홈쇼핑 대장주로 떠오른 현대홈쇼핑과의 시총 경쟁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대홈쇼핑은 29일 2.47%(3000원) 오르며 상장일 시초가(12만4500원)를 회복해 시총이 1조4940억원으로 거래정지 전 CJ오쇼핑보다 793억원 많다. 한상화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엇비슷한데 현대홈쇼핑은 영업이익률에서,CJ오쇼핑은 중국 시장 진출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미디어홀딩스는 내달 18일 재상장된다. 김 연구원은 "수익이 나지 않던 사업 부문이 분리된 만큼 주가가 낮게 형성될 전망이지만 투자자들로서는 CJ오쇼핑에서 '본전'을 건질 경우 오미디어홀딩스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