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내 증시는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진행되면서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이틀 만에 연고점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이 그동안 소외됐던 전기전자업종을 대규모로 사들인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업종별 '키맞추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날 미국증시가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우려에 하락한 것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상황은 9배 수준인 국내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국내 경기와 기업이익에 선행성이 있는 경기선행지수의 6개월 연율과 '반도체 수출가격상승률-원유 수입가격상승률'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과거 두 지표가 동반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국내 증시의 PER도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지수 급등으로 인한 차익실현 욕구를 감안할 때, 업종별 순환매 장세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수가 한달새 140포인트 이상 급등한 만큼 차익실현 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며 "신고가를 기록하며 그동안 지수상승을 주도했던 업종은 차익실현 압력을 받는 반면, 소외됐던 업종들이 빠르게 반등하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순환매를 고려할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이 경기에서 실적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익전망치가 최근 크게 상향조정됐거나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만한 철강 건설 IT 기계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업종별 상승추이를 보면 기계와 운수장비를 필두로 다양한 업종이 번갈아가면서 지수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업황개선 기대감으로 가격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는 화학을 제외하고는 주요 업종들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코스피 PER에 해당하는 9.2배에 다가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우려가 재부각되며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22.86포인트(0.21%) 내린 10835.28을 기록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26%, 0.13% 하락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