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원화의 강세(환율하락)가 계속되면서 환차익 등을 노리고 유입되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한국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G2(미국, 중국)가 자국의 경기회복을 위해 유리한 환율정책을 들고나와 당분간 풍부한 유동성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따라서 '유동성 장세'에 올라탈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이들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수익률 게임'을 벌여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며 "즉, 정제마진이 늘어나게 될 정유주,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철강·금속주, 거래량 증가로 관심이 집중될 증권주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하락 지속될 듯"…한국에 나쁠 건 없다!

30일 HMC투자증권을 비롯해 SK증권, 토러스투자증권, 솔로몬투자증권 등은 '원화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분석리포트를 잇따라 내놨다.

미국은 금리 및 재정적자 수준을 감안할 때 달러약세 기조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고,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도 시기상 문제일 뿐 절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아시아권 통화강세를 이끌 것이며, 일본정부의 엔화방어를 위한 유동성 확대책도 원화강세를 부채질 할 것이란 게 이들 리포트의 핵심이다.

그러나 원화의 강세는 한국증시에 나쁠 게 없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 증시상승의 가장 큰 공로는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며 이는 미국에서 시작된 통화팽창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더 많은 통화를 공급할 것이라고 정책방향을 세웠고, 이 유동성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풍부한 달러 유동성이 아시아지역으로 집중되고 있는데 이 여파로 일본에 이어 몇몇 아시아 국가들은 외환시장에 정부가 개입할 만큼 아시아권 통화로 글로벌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중이라고 이 증권사는 강조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일반적으로 통화강세는 증시가 반기는 재료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한국의 경우 현재 상황은 나쁘지 않은데 이는 다른 국가보다 통화강세가 더 늦게 시작됐으며 통화절상의 속도 역시 빠르지 않아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원화강세가 더 진행되더라도 이에 따른 비우호적인 변화를 수급요인(외국인 순매수)이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동성 확대→투자대상 가격상승→유동성 플레이 '유효'

전문가들은 이러한 유동성 확대를 활용해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귀뜸했다. 금속가격 상승을 노리는 '메탈 플레이(Metal play)', 유가상승을 겨냥한 '오일 플레이(Oil play)', 거래량 급증을 이용한 '볼륨 플레이(Volume play)' 등이 그 전략이다.

솔로몬투자증권은 "유동성 확대로 인해 투자 대상물의 가격상승이 예상되므로 이에 맞춰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첫 번째로 메탈 플레이가 가능한 때"라고 말했다.

현재 런던 금속가격 지수(이하 LMEX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확대된 시중 유동성이 경기회복 기대와 맞물려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 증권사는 "과거 국내 ‘철강 및 금속업종 지수’가 LMEX 지수 상승시 코스피(KOSPI)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보여줬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가능한 전략이 오일 플레이다. 이 전략은 시중 유동성이 통상 원유의 투기적 포지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왔고, 유가상승으로 이어져 2차 정제마진을 향상시켰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세 번째는 유동성 확대가 주식거래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증권주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다.

이 증권사는 "아울러 원화가치 상승은 국내 정유사들의 원가부담을 완화시켜 줄 수 있어 더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