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에덴동산의 선악과는 사과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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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 댄 쾨펠 지음 | 김세진 옮김 | 이마고 | 356쪽 | 1만5000원
에덴동산의 선악과는 사과가 아닌 바나나였다. 바나나는 나무가 아니라 거대한 풀이다. 바나나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과일산업은 없다. 바나나가 없었다면 체 게바라도 없다.
《바나나》의 저자는 이렇게 파격적인 주장을 편다. 노랗고 맛이 괜찮아 누구나 즐겨 먹는 바나나가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기원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무대 뒤편에 있었다는 저자의 설명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바나나 보고서'다. 저자에 따르면 에덴동산의 선악과가 사과로 알려진 것은 단순한 오역에서 비롯된 것이다. 본래는 바나나였으나 구텐베르크 성경에 나오는 '선악'이란 뜻의 'malum'과 사과라는 뜻의 'melon'의 파생어 철자가 같았다는 것.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의 소재인 1929년 콜롬비아 대학살은 당시 화장실 설치 등 기본적인 복지를 외치다 생명을 잃은 3000여명의 바나나 농장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다뤘다. 과테말라의 비극도 있다. 1950년대 민주정부가 미국의 거대 바나나 회사 유나이티드 프루트(UFC)를 몰아내려 하자 미국이 CIA를 움직여 쿠데타를 획책,과테말라 정부를 전복시켰다는 것.10만명 이상이 희생되는 비극의 현장에선 체 게바라라는 이름도 잠깐 등장한다.
바나나로 인한 마케팅 기술의 발전에 관한 이야기도 관심을 끈다. 20세기 초 미국 기업들은 중남미의 농장을 개척하면서 철도를 놓고 항구도시를 건설했다. 이어 최초의 냉장설비 선박이 등장했고 운송 추적 기술(바코드 시스템)을 개발해 글로벌 유통 시스템의 기반을 다졌다는 것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바나나》의 저자는 이렇게 파격적인 주장을 편다. 노랗고 맛이 괜찮아 누구나 즐겨 먹는 바나나가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기원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무대 뒤편에 있었다는 저자의 설명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바나나 보고서'다. 저자에 따르면 에덴동산의 선악과가 사과로 알려진 것은 단순한 오역에서 비롯된 것이다. 본래는 바나나였으나 구텐베르크 성경에 나오는 '선악'이란 뜻의 'malum'과 사과라는 뜻의 'melon'의 파생어 철자가 같았다는 것.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의 소재인 1929년 콜롬비아 대학살은 당시 화장실 설치 등 기본적인 복지를 외치다 생명을 잃은 3000여명의 바나나 농장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다뤘다. 과테말라의 비극도 있다. 1950년대 민주정부가 미국의 거대 바나나 회사 유나이티드 프루트(UFC)를 몰아내려 하자 미국이 CIA를 움직여 쿠데타를 획책,과테말라 정부를 전복시켰다는 것.10만명 이상이 희생되는 비극의 현장에선 체 게바라라는 이름도 잠깐 등장한다.
바나나로 인한 마케팅 기술의 발전에 관한 이야기도 관심을 끈다. 20세기 초 미국 기업들은 중남미의 농장을 개척하면서 철도를 놓고 항구도시를 건설했다. 이어 최초의 냉장설비 선박이 등장했고 운송 추적 기술(바코드 시스템)을 개발해 글로벌 유통 시스템의 기반을 다졌다는 것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