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울산시민의 날을 맞아 울산시민대상(산업경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이두철 삼창기업 회장(65 · 전 울산상의 회장 · 사진)은 30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 일꾼들이 너무나 많은데…"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에게는 원전제어 계측기분야 국내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삼창기업 대표란 이미지보다는 울산을 친기업 정서로 되돌려 놓은 메신저라는 별칭이 더 잘 어울린다.

그는 "요즘 현대자동차 노사가 평화롭게 일하는 것을 보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가 2004년 울산상의 회장에 취임할 당시만 해도 현대차는 노조 파업으로 바람 잘날이 없었다. 이때부터 이 회장은 범시민 차원의 현대차 노사평화 확립에 적극 나섰다. 2007년 6월 노조의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조합원들로부터 큰 봉변을 당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초 5년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현대차 노사 평화에 대한 의지를 결코 저버리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 울산시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었던 반기업 정서를 개선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기업하면 공해공장부터 떠올린 게 울산시민 정서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당시 SK에너지가 외국 자본인 소버린자산운용과 분쟁에 휘말려 경영권이 송두리째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울산상의 주도로 SK 주식 사주기운동을 전개했다. 불과 석 달여 만에 10만여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의외의 결과를 얻어냈다. 이 회장은 "시민들이 기업도시의 풍요로움 속에 기업의 소중함을 잠시 잊고 살았던 것을 그때 확인했다"고 말했다.

1974년 설립된 삼창기업은 엔바로테크 등 8개 계열사에 16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000억원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