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의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대형 회계법인들이 '포스트 IFRS' 시장을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2~3년간 'IFRS 특수'를 톡톡히 누려 온 대형 회계법인들이 신규 사업을 위한 전담팀을 만드는 등 새로운 먹을거리 찾기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딜로이트안진은 지난 6월 금융서비스(FSI) 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은행이 현행 기업회계기준(K-GAAP)에 맞춰 만든 기업 신용등급평가 모형을 IFRS를 적용한 모형으로 바꾸는 등 재무정보 이용자들이 IFRS 적용 재무정보를 과거 기준의 연장선상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조성만 딜로이트안진 FSI 부문 상무는 "지금까지는 바뀐 기준에 따라 재무정보를 어떻게 산출하느냐가 문제였다면 앞으로는 바뀐 기준에 의해 작성된 재무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인 PwC삼일은 기존에 20명으로 구성된 IFRS 전담팀을 유지하며 주제별로 새롭게 변경되는 IFRS에 대한 자문에 주력하고 있다. IFRS 도입 작업이 끝나도 새로운 자문 수요가 생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언스트앤영한영도 지난해 7월 회계사 등 전문인력 30여명으로 구성된 '포스트IFRS'팀을 만들어 IFRS 도입 이후 발생할 경영상의 문제점에 대한 대응전략을 컨설팅하고 있다. 김형우 언스트앤영한영 포스트IFRS팀 상무는 "IFRS는 연결 재무제표를 기본으로 작성되므로 경영전략과 운영에 차질 없이 이용하려면 이를 회사 경영계획,자회사 성과관리 등에 접목시키는 고도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해외시장에 수출하는 회계법인도 있다. 삼정KPMG는 지난 8월 말 회계사 및 컨설턴트 10명으로 구성된 'IFRS 해외프로젝트 지원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대만(2012년) 인도네시아(2013년) 일본(2015년) 등 IFRS 도입을 앞둔 아시아 각국의 KPMG인터내셔널 계열 '멤버 펌(firm)'과 협력해 IFRS 도입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서원정 삼정KPMG 전무는 "국내에서는 공공기관,준정부 기관 등을 제외하곤 IFRS 도입 작업이 마무리 단계라 새 수익원 창출을 위해 해외전담팀을 꾸렸다"며 "은행 통신사 항공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대상으로 IFRS 도입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을 수출한다"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