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연기금의 '쌍끌이'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1800선을 넘어선 이후에도 이들은 거침없이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주요 순매수 종목도 비슷해 눈길을 끈다.

10월 첫 거래일인 1일 코스피지수는 3.92포인트(0.21%) 오른 1876.73으로 마감하며 사흘째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개장 초 오름세를 타던 지수는 투신권(자산운용사) 등 기관 매물에 밀려 한때 약세 반전하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454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해 지수 방향을 되돌려놨다.

외국인은 지난달 10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4조2300억원에 달한다. 연기금도 이날 52억원어치를 사들여 10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들은 같은 듯 다른 투자전략을 보여 주목된다. 외국인은 지난달 현대차(3803억원) LG디스플레이(3382억원) 포스코(3149억원) 현대모비스(2327억원) 기아차(2120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연기금의 순매수 1위 종목은 하이닉스(1034억원)였지만 2~4위는 외국인도 많이 산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순이었다. LG디스플레이도 450억원어치를 사들여,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4개가 겹쳤다. 삼성물산SK에너지도 외국인과 연기금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외국인과 연기금은 이날도 하이닉스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물산 현대백화점 등을 나란히 순매수했다. 그 덕에 하이닉스가 2만2450원으로 1.35% 상승하고 삼성물산은 나흘 연속 강세를 유지했다.

이 밖에 외국인은 지난달 LG화학 SK에너지 KCC 등 이익 모멘텀이 살아있는 화학주를 주로 사들였다. 부산은행을 12일 연속(9월30일 기준),대구은행을 9일 연속 순매수하는 등 지방은행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시중은행과 달리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데다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연기금은 대우증권 삼성증권 삼성생명 등 대표 금융주에 집중했고,두산중공업 등 중국 수혜주를 상대적으로 많이 사들였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연기금 역시 올해 주식 편입 비중을 아직 채우지 못해 연말까지 매수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