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40원 붕괴…"추가 하락 가능성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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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급락하며 엿새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8원 하락한 1130.4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13일 종가인 112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도 1140원 지지선을 무너뜨리며 추가 하락했다. 국내외 경기지표 호조에 힘입은 역외 매도세가 환율의 추가 하락을 이끌었다.
전일종가보다 1.2원 내린 1139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당국의 개입성 움직임으로 추정되는 수요에 이내 반등하는 듯하며 1140원으로 올랐다.
환율은 그러나 1140원을 고점으로 기록하며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1130원대 중반까지 하락하며 잠시 주춤하던 환율은 중국의 긍정적인 경기지표 소식에 자극받은 역외 쪽 물량에 낙폭을 1130원대 초반까지 넓혀갔다.
이날 오전 중국 물류구매연합회(CFLP)가 발표한 9월 PMI는 53.8로 집계되며 전월 51.7과 시장예상치인 52.5 모두를 웃돌았다. PMI는 대표적인 경기동행지수로 꼽힌다.
이에 앞서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9월 무역수지는 50억8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되며 8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2% 늘어난 397억4800만달러, 수입은 16.7% 상승한 347억4000만달러로 조사됐다.
오후 들어서도 비슷한 거래 수준을 유지하던 환율은 장 막판 조금 더 몸을 낮추며 1130원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서울 환시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의 숨고르기 모습에서 벗어난 1130~1140원 사이의 큰 변동폭을 기록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개장 전에는 지난밤 국제 금융시장의 영향으로 서울 환시는 제한적인 내림세를 보일 듯했다"며 "그러나 큰 폭의 국내 무역수지 흑자와 중국 경기지표 호조 등이 숏마인드(달러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변지영 연구원은 "긍정적인 국내 펀더멘털(경제 기반 여건)에 역외 쪽이 적극적인 매도세를 보인 거 같다"며 "은행권의 추격 매도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가세하면서 낙폭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후반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수요와 결제도 나왔지만 1130원선을 지키는 데 그쳤다"고 덧붙였다.
그는 "급락에 따른 피로감과 대외적 상황에 따른 조정이 따르겠지만 시장 분위기가 여전히 아래쪽을 향하고 있어서 1130원 밑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물가상승률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이 원화 매수세를 당겼다"며 "거래 수준에 대한 부담감과 개입 경계감이 있지만 1120원대까지 밀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밤 미 경기지표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경기지표 개선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는 위축됐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1.7%로, 잠정치(1.6%)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또 노동부
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도 전주보다 1만6000명 줄어든 45만3000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카고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60.4를 기록, 전달(56.7)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밤사이 뉴욕증시의 주요지수의 하락세에도 국내 주식시장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또 연중최고점을 경신하며 전날보다 3.93포인트(0.21%) 오른 1876.73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2.31포인트(0.47%) 상승한 495.06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451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18분 현재 1.3680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3.44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