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안전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고층 주상복합 건물은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건물이 높아 1층까지 내려와 대피하거나 옥상으로 피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 발코니가 없어 불길이 번지는 속도도 빠르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고층 주상복합을 지을 때 화재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 대책을 까다롭게 마련하고 있다. 유독 가스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다. 건물 중간 중간에 바깥 공기와 접할 수 있는 대피공간을 만들고,다른 동과 연결하는 브리지를 설치하기도 한다. 화재 초기 진화가 가능하도록 세대마다 스프링클러를 갖추고 있다.

부산 화재에서처럼 이 같은 조치도 완벽한 대비가 될 수 없다는게 전문가 대부분의 견해다. 무엇보다 고층 건물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장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층 빌딩 화재 진압에 쓰이는 주요 장비는 고가사다리차와 소방헬기다. 소방방재청이 보유한 고가사다리차는 194대,헬기는 26대에 불과하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고가사다리차는 20층 이상 건물에선 무용지물이나 다름없고 고층 주상복합이 몰려있는 서울지역에 배치된 소방헬기는 3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외관이 화려한 주상복합빌딩은 화재 대책이 미흡한 경우도 있다. 우신골든스위트도 화재에 취약한 알루미늄 패널을 외벽 마감재로 사용해 불이 급격하게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심각한 것은 적절한 소방장비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고층 주상복합 건물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들어 고급 주상복합이 인기를 끌면서 서울지역에 들어선 30층 이상 주상복합 건물이 120개나 된다. 31~40층이 84곳,41~50층 26곳,51~60층 7곳,61층 이상 3곳 등이다.

김찬오 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의 화재 안전과 관련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 중이어서 지금까지 지어진 건물들은 화재 안전 및 방재시설이 취약할 수 있다"며 "소방헬기 등 초고층 화재에 특화된 장비를 늘리고 건물 내 자체 화재 진압 설비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