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900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가 급증하고 있다.

1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5조1256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용거래융자는 9월 들어 코스피 지수의 상승과 함께 증가해 지난 17달 17일과 29일 연달아 연중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9월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잔고 수량 증가가 가장 큰 업종은 금융업종으로 나타났다. 금융업종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9월 한달 동안 370만주 늘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증권업종이 290만주 증가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철강금속 업종도 303만주 늘어나며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증권업종과 철강금속업종은 9월 들어 각각 12%, 9% 오르며 7%대 상승한 코스피 지수 대비 강세를 보인 업종이다.

그 뒤를 유통(170만주), 의약품(139만주), 화학(134만주)주가 이었다.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전기전자 업종은 100만주 증가에 그쳤다.

종목을 들여다보면 유진투자증권, 이구산업, 후성, 대창, 신한지주, 동양강철, 오리엔트바이오, STX팬오션, 대유신소재, LG유플러스가 수량 기준으로 증가폭 상위 1위부터 10위까지를 차지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일정 금액을 담보로 삼아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말한다. 물론 신용거래 기간 동안 이자를 내야 하고,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반대매매를 당할 위험성도 있다.

그럼에도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 상승에 배팅하고 있는 투자자가 많다는 얘기도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자를 감수하고서라도 투자이익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나 지분을 늘릴 필요가 있는 주주들이 신용융자를 많이 이용한다"고 전했다.

신용거래융자 수요의 대부분은 개인이 차지한다. 하지만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월 들어 오히려 2조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별로도 투자심리가 확연히 나눠져 있다는 것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황팀장은 "보통은 개인의 매수세와 함께 신용융자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지수의 단기 급등으로 추세 상승을 점치는 투자자와 조정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나눠져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최근 업종별·종목별 편차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신용융자를 하는 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보인다.

이 팀장은 "코스피 지수가 얼마나 오를지보다 어떤 종목을 언제 매매하느냐가 더 중요한만큼 종목 선택을 잘해야 손해를 보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