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3%·의류 2.85% 여전히 높아
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권택기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서민관련 업종에 대해 카드사(체크 · 선불카드 포함)가 실제로 징구한 수수료율은 2.45~2.85%인 것으로 집계됐다. 월 1000만원의 매출이 생겼을 때 24만~28만원을 가맹점수수료로 가져간다는 얘기다.
가맹점 수수료를 서민 관련 업종별로 보면 가구업체가 3.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의류 및 직물업체 2.85% △자동차부품 및 정비업체 2.79% △농축수산물 2.63% △이 · 미용실 2.62% △일반 음식점 2.45%순이었다. 반면 대표적인 비(非)서민 업종으로 꼽히는 골프장의 가맹점 수수료는 1.57%로 낮았다. 백화점도 2.02%,면세점도 2.19% 등에 그쳤다.
권 의원은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 가맹점수수료율이 여전히 높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지표상 수수료율은 낮아졌지만 서민들은 그렇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소상공인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서민 관련 업종에 대해서도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드사들은 지난 3월 약 2만~4만개 재래시장 가맹점과 95만개의 중소가맹점 중 연간 매출액 9600만원 미만인 곳의 수수료율을 각각 대형백화점 수준인 1.6~1.8%,2.0~2.15% 수준으로 내렸다. 그러나 연간 매출액 9600만원 미만으로 제한해 차상위 계층의 중소가맹점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국내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은 1~2%대를 기록하고 있는 호주나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높은 상태"라며 "기준금리가 높은 이유도 있지만 불필요한 부가서비스나 마케팅 비용이 과다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서민 관련 업종에 대한 수수료율을 추가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민간소비지출 301조원 중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55%에 달하는 만큼 카드사의 비용이 가맹점에 전가되는 수수료율을 점차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권 의원은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범위로 공시하면 실제 어느 정도 징구하는지 알 수 없다"며 "실제로 징구한 수수료율을 공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