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리비아가 지난 1일 외교갈등을 종결하고 관계정상화에 나서기로 합의한 데 이어 리비아에 억류됐던 한국인 선교사 구모씨와 농장주 전모씨가 3일 오전 조건 없이 석방됐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이들의 석방은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대통령 특사로 리비아를 방문，리비아 행정도시인 시르테시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면담한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구씨와 전씨의 신병은 장동희 주 리비아 대사의 입회하에 가족들에게 인도됐고 리비아 외교부의 영사부국장이 이날 오전 1시30분께 장 대사에게 연락해 석방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구씨와 전씨가 구치소에서 석방될 당시 리비아인권협회 사무총장이 동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리비아인권협회는 카다피 원수의 차남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카다피복지재단'의 산하기관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씨와 전씨는 각각 지난 6월과 7월 리비아 종교법 위반 혐의로 리비아 보안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다 지난 8월7일 구치소에 수감됐다.

한국과 리비아 간 외교갈등이 종식됨에 따라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 관계자들도 곧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장 대사를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이 의원이 리비아를 방문해 장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겠다는 뜻을 리비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장 대사 소환은 리비아와의 외교갈등과 관련한 문책성 조치이며 향후 리비아 대사를 교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