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중국에 건강검진 시스템을 수출한다.

이 병원 고위 관계자는 "정희원 병원장과 조상헌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원장이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옌지중이(延吉中醫)병원을 방문해 건강검진 프로그램 수출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우리나라 검진시스템이 외국에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MOU체결로 서울대병원은 검진센터의 안정적 운영과 검진 상품 설계에 관한 자문을 통해 5년간 20억여원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옌지중이병원은 연내 기존 건물을 증축 · 리모델링해 2012년 하반기에 건강검진센터를 개원할 예정이다.

조 원장은 "중국은 기초적인 의료인프라는 잘 구축돼 있으나 중의학(한의학)에 대한 신뢰도가 워낙 높아 내시경,방사선 검사를 통한 검진은 인위적인 것으로 여겨 꺼리는 데다 관련 인력 · 장비가 20여년 전 국내 수준"이라며 "하지만 중산층이 늘어나 검진을 통한 질병의 조기발견과 치료에 관심을 갖는 추세여서 건강검진 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2003년 10월 서울 역삼역 인근의 강남파이낸스센터(옛 스타타워) 38~40층에 건강검진기관인 강남센터를 세워 40여명의 교수급 검진 전담 의료진이 독립된 공간에서 자체 보유한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을 이용해 암,심장병,뇌질환 등을 조기 발견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또 2008년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해외지사를 개설한 것을 계기로 해마다 2000명이 넘는 재미교포 및 현지 미국인 환자들이 센터를 찾는 등 의료관광 활성화의 물꼬를 텄다.

서울대병원은 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진출도 추진 중이다. 병원 관계자는 "아부다비에 국제전문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성명훈 국제사업팀 단장이 지난해부터 네 차례 현지를 방문했다"며 "경제수준에 비해 의료시설이 열악한 아부다비는 당뇨병 심장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이를 치료할 병원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100% 중동 자본으로 프리미엄 검진과 종합적 1차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세우면 서울대병원이 의료진을 파견해 병원 운영에 나서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국내 의료계의 해외 진출은 개인클리닉이나 한의원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지난 4월 삼성의료원이 두바이에 국내 내과 전문의 두 명이 근무하는 삼성두바이메디컬센터를 개설,현지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대형병원들이 경쟁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