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3.6%에 불과하다. 은행들은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금리를 내렸다. 국민은행의 1년 만기 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는 지난달 초 연 3.70%에서 3.50%로 떨어졌고 우리은행의 1년 만기 키위정기예금 금리도 같은 기간 연 3.70%에서 3.55%로 하락했다. 하나은행의 '369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도 연 3.70%에서 최근 3.60%로 내려갔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3.6%로 급등했다. 물가는 올 들어 2%대의 안정세를 보였으나 태풍과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은과 대부분 시장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3%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에서 물가상승률과 세금을 뺀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은행에 1억원의 예금을 맡긴 사람은 이자로 연간 350만~360만원(금리 연 3.5~3.6% 적용)을 받지만 이자소득세 53만9000~55만4400원(15.4% 적용)과 물가상승분(3.6% 적용시 360만원)을 빼고 나면 실질 원금이 줄어든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은행들은 작년 이맘 때 유치한 고금리 특판예금을 올해는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2008년 10월부터 연말까지 연 7~8%의 고금리 예금상품을 내놓았고,지난해에는 예대율 강화 등 건전성 규제가 확대돼 연 4.5~6%의 특판예금을 출시했다. 금융권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유치한 특판예금은 약 25조원이다.
시장에서는 은행 특판예금에 묶여 있던 25조원의 자금 중 일부는 고수익 자산상품으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재형/이호기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