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목욕용품 회사 바디샵이 협력업체와의 거래에 '윤리경영'을 도입했다.

바디샵은 화장품에 들어가는 야자유(팜오일)의 90% 이상을 납품하는 콜롬비아 업체 '다본오가닉'과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 보도했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인근에 있는 다본오가닉이 새 농원을 짓기 위해 지난해 9월 이 지역 소작농 수백명을 통보도 하지 않고 쫓아냈다는 게 이유다.

10년 이상 이곳에서 농산물을 재배해 온 소작농들이 오갈 데 없는 처지로 전락하자 바디샵 측은 현지조사를 통해 다본오가닉에 잘못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계약 종료를 발표했다. 바디샵은 매년 비누 8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야자유를 다본오가닉으로부터 납품 받아왔다. 바디샵의 이번 조치는 현지 생산업체와 윤리적인 거래를 중시하는 회사가 늘고 있는 최근 트렌드의 한 사례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지난 7월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인도네시아의 대형 제지업체 '아시아펄프 앤드 페이퍼(APP)'가 열대우림을 훼손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자 까르푸 버거킹 등 APP와 거래를 중단하는 기업이 늘어난 게 대표적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