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경제 규모는 미국과 맞먹을 정도로 커졌다. 중국 경제 규모는 최근 일본을 제치고 5조달러를 넘어섰으며 인도는 1조2500억달러의 경제 규모를 갖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까지 포함하면 아시아 지역의 전체 경제 규모는 14조달러를 훌쩍 넘어선다. 미국의 경제 규모는 14조3000억달러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외환보유액이 많고 재정 상태도 서구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이처럼 아시아 경제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나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9월 중순 중국 톈진에서 개최된 '하계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을 때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비롯한 1500여명의 각국 참가자들이 수많은 리스크와 도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중국의 경제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그만큼 중국이 정상적인 궤도에서 '탈선'하는 것은 가장 두려운 리스크 중 하나다. 이미 중국 당국은 경기 과열 방지를 위해 긴축 통화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현지의 불안감이 팽배해 있음을 확인했다. 각 대도시의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조정이 필요한 상태에 도달했음은 물론이다.

중국 경제가 거품 경제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곤 한다. 하지만 중국이 자산 가격의 거품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 당국에 필요한 것은 경제의 붕괴를 일으키지 않고 자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 물가상승률은 최근 22개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품 가격은 7.5% 오른 반면 비식품 가격은 1.5%밖에 상승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은 점진적인 긴축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이는 중국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에서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일부 국가들은 단기 자금인 핫머니의 유입을 우려해 과도한 금리 인상을 피하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 전역의 공통된 문제 중 하나는 자본 유입을 통제하는 것이다. 과도한 양의 자금이 급속도로 유입되고 있어 자칫 자산 거품이나 지금의 호황 국면이 급격히 붕괴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 유입이 계속될 때 임시적으로 자본 통제를 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일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해서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10년간 아시아는 약 8조3000억달러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저축뿐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된 자본을 이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시아 국가들의 또 다른 리스크는 성공에 따라 커져가는 환경 비용이다. 정확히 말하면 수자원 부족 문제이다. 호주 및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는 개선되고 있지만 대부분 아시아 국가에서는 수자원 관리가 정치적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수자원 부족이 미래의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적 투명성도 개선돼야 한다. 하계 다보스 포럼의 일부 참석자들은 몇몇 아시아 국가의 부패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아시아 국가들이 달성해야 할 가장 큰 목표는 '지역의 성공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것'이다. 빈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미래의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 중국은 최근 들어 조화로운 사회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다른 아시아 전역에서도 논의돼야 할 주제다.

제러드라이온즈 < SC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