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해도 이제 강세장의 중턱 정도에 걸쳐 있는 셈입니다. 국내외 경기와 수급여건을 살펴볼 때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다 내년 6~7월께 정점을 찍은 뒤 조정을 거쳐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

이병익 오크우드투자자문 대표(46 · 사진)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국내 경기회복에 힘입어 내년 상반기까지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다 하반기에는 'G2'(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덕분에 큰 조정 없이 완만한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1990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이 대표는 1999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시절 '박현주펀드 4호'를 맡아 1년 만에 114%(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46%)의 수익을 올리며 증권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2006년에는 오크우드자문을 설립했고,현재 대우 · 삼성증권 등 9개 증권사의 자문형랩에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을 보면 지금 국내 경기는 회복의 중간단계에 와있으며 금리가 단계적으로 연 4.5% 수준까지 높아지는 내년 말이 경기 사이클의 정점이 될 것"이라며 "주가는 경기에 3~6개월 선행하는 만큼 코스피지수가 내년 6~7월께 21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경기의 회복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최고점을 찍은 뒤에는 미국과 중국이 국내 증시의 버팀목이 돼 줄 것으로 분석했다. 이 대표는 "국내 증시의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하면서 코스피지수의 오름세도 연장될 수 있다"며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내년 1분기에 돌아서고,미국이 내년 3분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가정한다면 내년 말까지는 'G2'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양호한 수급 여건을 증시 상승의 강력한 호재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외국인이 32조원어치 사들이는 동안 연기금은 8조원어치를 팔았지만 올 들어선 모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 외국인은 신흥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싼 한국 주식에 투자할 수밖에 없고,연기금도 금리 인상기에 채권에만 투자할 수 없어 주식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과 연기금이 주도하는 장인 만큼 이들이 선호하는 업종에 관심을 두라는 게 이 대표의 조언이다. 정보기술(IT)주를 대신해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자본재 · 기초소재 · 에너지 업종의 투자 비중을 높이라는 것이다. 그는 "과거 경기회복과 증시의 상관관계를 보면 경기가 바닥일 때는 금융주,회복기 초반에는 IT나 자동차주가 선전하다 중반 이후에는 조선 · 기계 · 운송 등 자본재,금속 · 화학 등 소재,에너지 업종이 두각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들 업종은 중국 경기 턴어라운드의 수혜주라는 공통점도 있다"며 "외국인과 기관은 물론 일부 자문형랩에서도 IT · 자동차주의 비중을 60~70%에서 30~40% 수준으로 낮추고 자본재 · 소재 · 에너지 업종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본재에서는 대한항공 두산중공업 한진해운,기초소재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 호남석유 고려아연,에너지에서는 SK에너지GS 등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강세장이 어어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식 투자가 해외 주식이나 대안 투자보다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앞으로 1년 동안 국내 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계속 유입될 것으로 보이므로 이 기간 국내 주식 투자가 가장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다만 현재 지수대가 부담스럽다면 분할매수를 통해 투자위험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글=서보미/사진=허문찬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