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민주당은 새 대표를 뽑는 이번 전당대회가 국민들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했다는 점부터 깊이 되새겨 봐야 한다. 야당으로서 선명성 경쟁에 치우친 나머지 후보들의 전력 시비와 계파 간 다툼이 치열하게 펼쳐졌을 뿐, 정작 중요한 수권정당으로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치적 흥행몰이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당내 화합을 포함한 손 대표의 향후 리더십을 정치권이 주목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이념정치에 파묻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정책에 일단 반대부터 하고 보는 구태의연한 자세에서 벗어나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 대표가 "민생 · 민주 ·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정부 · 여당에 협력할 것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점은 반가운 일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어제 "정책 대결을 통한 상생의 정치를 기대한다"며 "적극 소통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 같은 기대를 표시한 것에 다름아니다.
민주당이 진정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려면 이번 정기국회에서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미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를 공연한 '트집잡기'가 아닌 정책국감으로 선도하고 각 상임위원회에선 시급한 민생 · 경제법안을 서둘러 처리해 국정에 차질을 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등 국가적 대사는 적극 뒷받침해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국가안보와 대북문제에 관한 한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는 것 또한 시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