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손학규 대표 체제가 새로 출범했다. 손 대표는 지난 3일 열린 전당대회를 통해 제1 야당의 선장을 맡게 됨으로써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한 동시에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무도 함께 짊어지게 됐다. 민생은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끝없는 정쟁에만 매몰된 지금의 정치문화를 선도적으로 바꾸고 민주당의 체질을 개선해야만 비로소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로 이어져 2012년 대선을 기약할 수 있다는 점을 우선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민주당은 새 대표를 뽑는 이번 전당대회가 국민들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했다는 점부터 깊이 되새겨 봐야 한다. 야당으로서 선명성 경쟁에 치우친 나머지 후보들의 전력 시비와 계파 간 다툼이 치열하게 펼쳐졌을 뿐, 정작 중요한 수권정당으로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치적 흥행몰이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당내 화합을 포함한 손 대표의 향후 리더십을 정치권이 주목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이념정치에 파묻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정책에 일단 반대부터 하고 보는 구태의연한 자세에서 벗어나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 대표가 "민생 · 민주 ·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정부 · 여당에 협력할 것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점은 반가운 일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어제 "정책 대결을 통한 상생의 정치를 기대한다"며 "적극 소통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 같은 기대를 표시한 것에 다름아니다.

민주당이 진정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려면 이번 정기국회에서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미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를 공연한 '트집잡기'가 아닌 정책국감으로 선도하고 각 상임위원회에선 시급한 민생 · 경제법안을 서둘러 처리해 국정에 차질을 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등 국가적 대사는 적극 뒷받침해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국가안보와 대북문제에 관한 한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는 것 또한 시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