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4일 미국정부가 유럽을 여행하려는 자국 시민들에게 테러 위협이 있다고 경고한 것은 `현실성이 있다(realistic)'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가 보도했다.

프라티니 장관은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28세의 알제리 출신 프랑스 남성이 지난 주 나폴리에서 폭탄 제조용 도구들을 소지한 채 검거된 것을 상기시키면서 "주요 유럽국가들은 자국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건너오는 테러리스트들의 잠재적 공격 목표"라고 강조했다.

프라티니 장관은 그러나 이탈리아 TV 뉴스에 출연, "현재 이탈리아에는 구체적인 공격 목표가 드러나거나 특별한 경계가 내려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프라티니 장관의 발언은 로베르토 마로니 내무장관이 이날 한 TV 프로그램에서 비록 일반적인 경계 수준은 높지만 현재 엄밀한 의미에서 이탈리아에 대한 테러 위협은 없다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 한 것이다.

마로니 장관은 "우리 비밀 정보기관이 다른 나라의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의 정보기관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지난 2008년 11월 뭄바이에서 일어났던 것과 유사한 특공대 스타일의 테러 공격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리스트들은 파리 에펠탑과 노트르담 성당, 독일 베를린 중앙역과 알렉산더 광장 TV탑, 브란덴부르크 문 주변 고급호텔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모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지난 3일 유럽을 여행하는 자국민들에게 특별히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촉구하는 여행경계령을 내리고, 관광지나 교통 요충지 등 공공장소에서 평소 수준 이상으로 개인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