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강남에서 온 제비는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간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전남 홍도의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가 실시하는 가락지 부착조사를 통해 제비와 검은지빠귀 등의 한·일 간 이동경로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철새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번에 홍도에서 발견된 제비는 800여㎞ 떨어진 일본 톳토리현에서 2007년 7월에 가락지를 부착한 것으로 3년이 지난 올해 4월에 발견됐다.반대로 검은지빠귀는 지난 4월11일 홍도 철새연구센터에서 가락지를 부착하였으며 29일 만인 지난 5월9일에 1207㎞ 떨어진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발견됐다.

현재까지 한국과 일본을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된 철새는 제비,검은지빠귀,쇠개개비,알락꼬리쥐발귀 등 4종에 불과하다.제비는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나고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4~10월까지 머물면서 번식한다.검은지빠귀는 동남아시아에서 날아와 우리나라를 경유해서 일본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채희영 철새연구센터장은 “이번 가락지 회수 결과를 통해 제비와 검은지빠귀가 우리나라와 일본을 왕래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1963년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우리나라에서 철새연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국내 철새관련 연구기관들이 철새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매년 6000여마리에 가락지를 부착하고 있으며 가락지를 부착한 철새를 재발견 할 확률은 0.2%이다.지금까지 한·일간 철새이동을 확인한 것은 20여건에 불과하다.

최진석 기자 isrk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