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기상 악화로 상승한 물가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길 가능성을 경계하고 나섰다. 지난달 내놓은 그린북에서는 "안정적인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거시정책을 운용하겠다"고 했으나 이달에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추가했다.

기획재정부는 5일 '최근 경제동향(10월 그린북)'에서 "경기 및 고용 회복세가 지속되도록 거시정책을 운용하겠다"며 "다만 최근 기상 악화로 상승한 물가가 인플레이션 심리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정부 생각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정부는 또 "대외 여건 급변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최소화되도록 경제의 부문별 위험 요인에 대한 점검 및 체질 개선 노력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문구도 추가했다.

국내경기 부문별로는 8월 소매판매와 9월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상 악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했으나 향후에는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고 고용 및 가계소득 증가 등에 힘입어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광공업 생산은 8월에 자동차 생산라인 보수 · 교체 등으로 전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9월에는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수출증가세가 지속되고 자동차 등 주력 업종의 생산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월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재정부는 전망했다. 8월에 감소한 서비스업 생산도 9월에는 운수업 금융업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부는 9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수입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월의 큰 폭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9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 확대 및 서비스수지 적자 축소 등으로 50억달러 수준의 흑자를 기록해 8월(20억7000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