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비관론이 사라질 때까지 랠리는 끝나지 않는다’(동양종합금융증권).‘군중심리와 장기 투자’(우리투자증권).

요즘 증시를 해석하는 ‘강세론’과 ‘신중론’을 대변하는 각 증권사들의 리포트 제목이다.

5주 연속 오른 코스피지수는 이번 주도 상승세로 출발했다.강세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형국이지만,일각에선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견해도 끊임없이 나온다.요즘처럼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에선 전날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이 태도 변화를 보일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4일 코스피지수는 2.56포인트(0.14%) 오른 1879.29로 마감하며 또 한번 연중 신고가를 경신했다.장중 한 때 1890선에 근접하며 2007년 12월 27일 1908.62 이후 34개월 만에 1900선 돌파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지만 상승 탄력이 부족했다.총 1336억원 규모로 쏟아진 프로그램 차익매물이 발목을 잡았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529억원어치의 현물 주식을 사들였지만 선물시장에선 5746억원어치를 파는 양면성을 보였다.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차익 매물을 유발해 지수 상승을 제한한 것이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선물(주로 코스피200)과 15종목 이상의 주식 현물 바스켓의 가격 차이를 이용하는 거래다.선물과 현물 중 고평가된 것을 팔고 저평가된 것을 사서 차익을 노리는 것이다.전날처럼 외국인같은 특정 매수 주체가 선물을 대량으로 팔면 선물 가격이 내리면서 선물 저평가,현물 고평가 상태가 된다.그러면 기계적으로 거래되는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팔게 되고,현물로 구성된 코스피지수가 내리는 것이다.

선물시장의 투자는 크게 △선물만을 사고 파는 투기거래 △차익거래 △현물 위주 투자자가 위험을 회피하는 헤지거래 등으로 나뉜다.차익거래나 헤지거래는 특별한 방향성을 띠지 않지만 투기거래는 상승 또는 하락에 베팅하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날 외국인의 선물 매도 금액 5746억원은 지난 8월31일 7155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가 이어진다면 증시가 단기적으로나마 조정을 받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게다가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하락한 것도 오늘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다우지수는 0.72% 내린 10751.27로 마감했다.나스닥지수는 1.11% 하락한 2344.52,S&P500지수는 0.80% 빠진 1137.03으로 장을 마쳤다.

우리투자증권은 연말까지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유는 4분기 기업이익 감소,유로존 불확실성,펀드 환매 부담 등이다.이미 알려진 악재지만 적어도 증시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는 지난 1일 기준 5조1641억원으로 최근 3년래 최대 기록을 연일 경신중이다.신용융자 급증은 증시 고점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주가가 더 오르지 못하면 신용융자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조정에 대한 대비책으로 단기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이 제시된다.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증시 상승을 이끈 자동차 화학 정유 조선 등은 상승률이 높았던 만큼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수 있다” 며 “순환매에 대처하는 차원에서 정보기술(IT) 은행 철강 등 저평가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지적했다.또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저평가 상태인 코스닥 종목들도 수익률 차이를 메꾸는 차원에서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전략과 관련,우리투자증권은 STX엔진을 추천 종목 리스트에 새로 올렸다.조선업황 회복과 STX유럽,STX대련 등 계열사 가치 부각 등의 이유에서다.기아차 K5에 타이어를 독점 공급중인 넥센타이어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은 2차전지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삼성SDI와 브로커리지 비율이 높아 거래대금 증가시 수혜폭이 큰 대우증권을 1개월 유망주 리스트에 올렸다.대우증권은 내년 상반기 전기요금 인상이 예상되는 한국전력을 신규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오늘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는 미국의 9월 공급관리자협회(ISM) 비제조업지수가 있다.예측치는 52.0이며 8월엔 51.5였다.50을 넘으면 비제조업 경기의 확장을 의미한다.일본은행은 정책금리를 결정한다.연 0.10% 동결이 예상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